“파리올림픽 이후에 학교 체육과 엘리트 체육 등 체육정책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혁할 계획이에요. 각 종목 단체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직접 예산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갈 겁니다.”
20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미 예고된 체육계 개혁 방향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김연경 선수,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배구협회·여자배구 국가대표 은퇴선수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배구 발전’이 첫 번째 의제였지만, 토론이 진행되면서 한국 스포츠 전체로 논의가 확대됐다.
유 장관은 “외견상 학생선수 감소, 엘리트 체육의 국제경쟁력 저하 등이 문제로 보이지만 과거 시스템의 한계가 근본 원인으로 보인다. 현재의 대한체육회 중심의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체육계가) 선수나 지도자의 편익보다 협회나 이런 것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한다”라고 직격하며 “앞으로 각 종목단체가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갖고 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생활 체육. 엘리트 체육, 학교 체육에서 줄곧 선수 수급이 안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엘리트 체육 성적이 저조해진 것은 그전부터 침체된 과정에 있는데 이를 다시 시작하지 않고 아주 바닥까지 내려가면 더 이상 살리기 힘들다”며 긴박성을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개혁안은 파리올림픽을 마친 이후에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요 선수로 최근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김연경(흥국생명)과 과거 한국 여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끈 이숙자, 한유미 KBSN스포츠 해설위원, 한송이씨 등이 참석했다.
김연경 선수는 “배구 발전을 위해서는 일단 적극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대한배구협회도 체계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유소년부터 국가대표까지 연결되는 유기적인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유미 위원은 “많은 선수가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해 고민한다.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사람도 많지 않다”며 “선수들이 현역일 때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