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나경원 "당은 대선 플랫폼, 대표는 조연이자 운영자여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

방통위원장 다음은 대통령 탄핵

권력 무도하게 쓰는 野 막으려면

거대 다수당 싸워 이긴 경험 필요

韓, 尹과 충돌…국민 위한 것 아냐

트럼프 두각에 '핵무장론' 필요↑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상 처음으로 국무위원과 법관을 탄핵했습니다. 이들이 대통령 탄핵 시도를 또 안 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국회의 권력을 무도하게 쓰는 야당을 막아내려면 국회 내에 있는 당 대표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권 주자 빅3 중 유일한 현역 의원인 나 후보는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추진 중인 거대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도 발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 여당에 필요한 것은 ‘원내 당 대표’라고 강조했다. 실제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 동의 청원은 이날 정오까지 약 70만 명이 참여, 강성 친명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나 후보는 “거대 다수당의 폭력과 싸워본 사람이 (탄핵을) 막을 수 있다. 2019년 원내대표를 하면서 거대 다수당인 민주당 등 여권 세력과 싸웠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를 이끌어내는 승리를 했다”며 “보수가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오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나 후보는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한 후보가 윤 대통령과 정치 상식에 어긋나는 충돌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은 한 후보가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하면서 ‘채상병특검법’을 꼬집는데 저는 그보다 총선에서 대통령과의 충돌이 생긴 데 대한 이야기인 것으로 본다”면서 “공천 과정의 충돌은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었다. 그건 정치의 상식에 맞지 않는 충돌이었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가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특검법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채 상병 특검을 받는다니까 (야당이) 지금 한동훈 특검을 7월에 통과시킨다고 한다”며 “채 상병 특검을 받는다는 순간 (야당이) 또 다른 특검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한 제 예측이 맞지 않았나. (한동훈의) 순진한 발상이라는 것이 한동훈 특검을 처리하겠다는 야당 입장만 봐도 입증되지 않느냐”고 했다.

나 후보는 지난해 전대 불출마 사태에도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는 ‘탄탄하다’며 “대통령과의 신뢰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대통령이 한 번 배신당한 사람한테 그 신뢰를 주겠느냐”며 한 후보를 거듭 직격했다. 그는 이번 전대에서 뽑힐 당 대표에 대해 ‘조연론’을 제시하며 대선 열차 플랫폼의 공정한 운영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나 후보는 “재집권의 필요충분조건은 ‘윤 정부의 성공’이다. 대통령을 성공시켜야지, 당 대표가 대통령보다 먼저 나서면 결코 재집권하지 못한다”며 “다양한 대선 후보가 다양한 방법으로 공정하게 뛸 수 있도록 당은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하고 당 대표는 플랫폼이 잘 운영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북러 간 초밀착에 전대에서 ‘핵무장론’을 공약한 나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귀환을 우려하며 거듭 핵무장론을 역설했다. 그는 “(TV 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측 안보 대응을 보면 오히려 미국에서 우리의 핵 무장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재집권 시 국방장관으로 유력한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은 최근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와 미 국방 예산 감축 등을 시사했다. 나 후보는 이어 “군사동맹 수준인 북러 조약을 보고 미국 전문가들과 안보 관련 전직 관료들이 일제히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다음은 나 후보와 일문일답.

-타 후보 대비 비교우위는 무엇인가

△국회의원이라는 거다.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상 처음으로 국무위원과 법관을 탄핵했다. 이들이 대통령 탄핵 시도를 또 안 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 탄핵 청원이 오늘 몇 만 됐나. 지금 방통위원장 탄핵한다. 탄핵, 탄핵 또 탄핵이다. 국회의 권력을 무도하게 쓰는 야당을 막아내려면 국회 내에 있는 당 대표여야 한다. 거대 다수당의 폭력과 싸워본 사람이 (탄핵을) 막을 수 있다. 2019년 원내대표를 하면서 거대 다수당인 민주당 등 여권 세력과 싸웠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를 이끌어내는 승리를 했다. 보수가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오는 계기가 됐다.

-한동훈 후보 배신 논란에 대한 생각은

△다른 후보들은 한 후보가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하면서 ‘채상병특검법’을 꼬집는데 저는 그보다 총선에서 대통령과의 충돌이 생긴 데 대한 이야기인 것으로 본다. 총선 공천 과정이 문제였다. 그건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었다. 그건 정치의 상식에 맞지 않는 충돌이었다.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장은

△채 상병 특검을 받는다니까 (야당이) 지금 한동훈 특검을 7월에 통과시킨다고 한다. 채 상병 특검을 받는다는 순간 (야당이) 또 다른 특검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한 제 예측이 맞지 않았나. (한동훈의) 순진한 발상이라는 것이 한동훈 특검을 처리하겠다는 야당 입장만 봐도 입증되지 않느냐.

-친윤 원희룡, 비윤 한동훈 후보와 달리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있다


△친윤이냐 반윤이냐로 간다는 게 전당대회가 퇴행적이라 본다. 윤심팔이도 문제고 대통령과 각을 세워서 대통령을 밟고 내가 주인공이 되겠다는 것도 문제다. 이번 당 대표는 철저히 조연 역할을 스스로 해야 되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 우리가 다음에 재집권하기 위해서 필요 충분한 조건은 정부 성공이다. 대통령을 성공시켜야지 당 대표가 대통령보다 먼저 나서겠다 하면 저희가 결코 재집권하지 못한다. 두 번째는 우리 후보들이 다양해야 한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재명 리스크 때문에 나중에 현실화되었을 때 대안이 없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가 있다. 다양한 후보가 다양한 방법으로 공정하게 뛸 수 있도록 당은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된다. 당 대표는 플랫폼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운영자가 되어야 한다. 당 대표가 내가 (주인공이) 되겠다고 한다면 당은 분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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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후보 독주하는데 반전 가능성은

△여론상에서는 그 흐름이 많이 반전될 것이라고는 크게 기대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 이번 선거의 80%는 당원 투표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 당원은 국민의힘 지지층과도 또 다른 입장을 보인다. 당의 미래,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시고 더 많은 시간을 쓰시는 분이다. 지금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만으로 당 대표 선거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원희룡 후보와 연대설 일축한 이유는

△전당대회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무슨 연대설인가.

-당정 동행 내세웠는데 대통령이 다른 길로 간다면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서 신뢰관계가 중요한 거다. 대통령하고 신뢰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대통령이 한 번 배신당한 사람한테 그 신뢰 주겠나? 절대로 당정이 같이 가기 어려울 거다.

-대통령과 앙금은 풀렸나

△지난 전대 접었던 이유는 우리 당과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었다. 접고 나서 밖에서 떠들었으면 신뢰관계를 유지 안 됐을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 후보와 러닝메이트라고 보면 되나

△러닝메이트는 아니지만 유일한 영남 후보다. 전략적 협력은 할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는

△나중에 나밖에 없다면 대권도 나갈 수 있는 거지 왜 자꾸 서울시장 얘기를 하나.

-핵무장론 화두로 던진 배경은

△특히 트럼프 집권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실질적으로 트럼프의 국방장관으로 예정되는 크리스토퍼 밀러의 말이라든지 트럼프가 주장하는 국방 예산 절반 줄이기 등에 비춰 보면 오히려 미국 쪽에서 우리의 핵 무장을 요구할 수도 있다. 지금 북러 조약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미국의 전문가들, 또 미국의 안보 관련 전직 관료들이 일제히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언급도 하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 조야에서 이미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을 설득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격용이 아닌 건 당연하고 우리가 핵을 가짐으로써 오히려 북한의 핵을 폐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석 기자·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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