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의 기후로 알려진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최근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포보스 기상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 모스크바의 최고 기온은 32.7도였다. 이는 1917년의 역대 7월 3일 최고 기온보다 0.5도 높다. 지난 2일에는 32도로 1890년 7월 2일의 최고 기온(31.9도)을 134년 만에 깨트렸다.
포보스는 자체 기상 뉴스에서 "전례 없는 더위로 모스크바강의 수온은 흑해보다 높아졌다"며 흑해 연안 겔렌지크와 모스크바강의 수온이 각각 22도, 24도라고 전했다.
3일 로이터 통신은 모스크바에 미친 폭염의 여파와 관련해 "에어컨과 선풍기 수요, 아이스크림과 찬 음료의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일부 지하철과 기차에서는 승객에게 생수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4일 노인과 임산부, 어린이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세계 각지에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 여름 모스크바의 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북동부에서는 지난달 말 워싱턴DC 개리슨 초등학교 교정에 올해 초 설치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밀랍 조형물이 눈사람처럼 녹아내린 모습이 화제가 됐다. 예상치를 뛰어넘은 폭염의 여파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이 22.7도로 평년보다 1.3도 높았고,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1위 기록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