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15일 총선 백서가 전당대회 이후 발간되는 데 대해 신경전을 이어갔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반발했지만 한동훈 후보는 “백서의 전대 개입 목적이 명백하다”고 날을 세웠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천안에서 진행된 합동연설회 정견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백서 발간 시점에 대해 "너무 늦었다. 백서는 진작 발간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를 겨냥해 “전당대회 후보자 중 1명이 총선을 지휘했고, 책임을 본인이 진다고 말을 했었으나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출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출마 자체가 총선 패배의 책임을 부정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적어도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했어야 맞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원 후보도 이날 "총선 책임과 평가의 제1호 대상자인 당시 당 대표가 바로 출마해 백서의 유불리를 말하는 것은 블랙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도 (총선 패배에서) 대통령실과 정부의 책임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라며 “당의 책임, 공천, 전체적 선거전략, 각 캠페인 활동, 기타 여러가지 부분 대해 선거 때 각 기구와 관계자들이 제대로 지휘하고 소통됐는가”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백서가) 준비됐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발간해야 한다”며 "백서를 전대 이후에 발간한다는 것도 줄 세우기, 줄서기 행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된 이른바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 등을 언급한 뒤 “총선 백서가 발간이 안 돼서 그렇다”며 “당이 공식적으로 참패 3개월이 넘도록 공개적으로 한 성찰이 아무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 후보는 관련 질의에 "백서가 전대에 개입하기 위한 목적이 명백하다"며 "총선 결과의 원인을 그 사람들이 찍어줘야 아나? 여러분이 알고 시민들이 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백서 발간 시점 문제를 논의한 끝에 총선 백서를 '7·23 전당대회' 이후에 발간하는 방향에 의견을 모았다. 총선 백서가 전대 이전 발간될 경우 총선 참패 책임론 공방 등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총선 백서는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 혁신 방안을 건의하는 내용을 담는다. 조정훈 의원이 이끄는 총선백서특위는 당초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백서를 발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책임론을 백서가 부각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대 이후 발간' 주장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