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이하 한국 시간) 끝난 파리 올림픽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 경기 전 ‘새콤달콤’ 젤리를 씹던 ‘열아홉 살’ 오예진(IBK기업은행)은 금메달을 깨물었고 여섯 살 딸이 있는 ‘워킹맘’ 김예지(32·임실군청)는 은메달을 목에 걸며 “딸에게 (엄마가) 위대한 선수라는 것을 알려주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그런데 사실 이 둘은 대회를 앞두고 대한사격연맹이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메달 전망’ 선수는 아니었다.
오예진은 10m 공기권총 세계 랭킹 35위로 메달권과 거리가 멀어 보였던 선수다. 하지만 성장세는 누구보다 눈부셨다. 2018년 제주 표선중 재학 시절 친구를 따라 사격장에 갔다가 사격을 시작한 그는 지난해 고교부 9개 대회에서 9관왕을 차지해 자신의 이름 앞에 한국 권총 사격의 ‘샛별’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올해 3월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은 1위로 통과했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빛 과녁을 적중시키며 ‘대형 사고’를 쳤다.
경기 후 오예진은 “제가 메달 유력 후보는 아니라고 해도 그런 건 신경 안 썼다. 내 것만 하면 다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평소처럼 하면 다 잘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여기 오기 전부터 결선 마지막 발을 쏘고 금메달을 들고 환호하는 걸 계속 상상했다. 그게 실제로 이뤄지니까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은메달을 차지한 김예지는 주종목이 25m 권총이다.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월드컵에서 권총 25m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고 6월 뮌헨 월드컵에서는 25m 권총 동메달을 따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주종목이 아닌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수확하며 남은 경기에서 추가 메달을 획득할 기대감을 부풀렸다.
한편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이날 조별리그 A조 2차전 슬로베니아와 경기에서 23대30으로 져 남은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전에서 승점을 추가해야만 8강행을 노릴 수 있게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은메달, 2020 도쿄 대회 동메달을 획득한 남자 유도 안바울은 66㎏급 16강전에서 구스만 키르기스바예프(카자흐스탄)에 절반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