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란, 안보리에 공 넘기는데…美 압박에도 이스라엘은 '마이웨이’

■중재냐 확전이냐…중동 긴장감

OIC 발표문에 '암살' 빠져

이란, 보복 수위 결정 대신

"안보리에 달려" 기류 변화

네타냐후 “신와르도 제거할 것”

美 "상황악화 자제” 경고 안먹혀

이란의 요청으로 7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개최된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에 모인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이란의 요청으로 7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개최된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에 모인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예고로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며 중동 전역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미국 등 국제사회의 중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피의 보복’을 재차 천명했던 이란이 아직까지는 보복 방식과 시기 등을 정하지 못한 만큼 국제사회가 출구전략을 논의할 적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7일(현지 시간) CNN방송은 이란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방식과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저항의 축’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도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이 다방면의 공격 방침을 고려 중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중도·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이스라엘 보복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이란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수일간 미국 정부가 아랍국을 통해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이란에게 보복 공격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에서도 공식 발표문에는 이스라엘의 암살, 이란의 보복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책임을 강조하며 핵심 이사국인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로 공을 넘기는 모양새를 취했다.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은 “안보리가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 행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란은 합법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이 OIC의 권고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응 방안을 보면서 보복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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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했던 이란의 태도에서 변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도 추가 상황 악화를 자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일방적 행보를 이어가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공격에 방어할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에 대한 실시간 문자메시지 전송 등 전 국가적인 공습경보 시스템도 확대했다. 구급 당국과 각 지역 병원도 지하 시설에 혈액을 비축하고 공장들은 위험물을 치우며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차기 수장으로 선출된 야히아 신와르도 제거하겠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제사회의 가자지구 휴전 요구를 거부하고 가자 휴전 협상 대표였던 이스마일 하니예 최고 정치지도자를 암살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 같은 행보가 극우·초정통파 세력과의 연립정권을 유지하려는 데 있는 만큼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확전 여부도 골칫거리다. 우크라이나는 6일 1000명에 달하는 지상군을 동원해 러시아 본토를 침공하는 등 이틀째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보병을 동원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은 2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백악관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자칫 휴전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자 전쟁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미국이 통제권을 잃었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어서다. 이는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정부에 악재인 만큼 두 개의 전쟁 해법 찾기에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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