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는 라면을 비롯해 K푸드가 한류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비롯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라면이 자주 노출된 데다 다양한 방법으로 ‘먹방 챌린지’ 등이 이어지면서 동남아 지역에서 라면의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어 삼양식품을 비롯해 농심 등 국내 대표 식품기업들이 잇달아 법인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시장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라면 시장인 인도네시아에는 각 사들이 각별히 공을 드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라면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메가 히트 상품’인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라면 소비 국가다.
우리나라의 대인도네시아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1억 3500만 달러였다.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커피조제품 3400만 달러(전년동기대비 17.3%↑) △음료 1300만 달러(15.8%↑) △라면 700만 달러(25.8%↑) 등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도 지난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K-푸드 페어’ 행사를 개최했다. 11~12일 양일간 이어진 ‘B2B 수출상담회’에는 K-푸드 수출업체 32개 사와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의 유력 바이어 106개 사가 참가해 열띤 상담이 이뤄졌다. 이틀 동안 526건의 상담 등을 통해 음료류와 가정간편식, 소스류 등 총 23건, 670만 달러 규모의 MOU와 현장 계약이 체결됐다. 인도네시아의 유명마트 헤로슈퍼마켓의 구매담당자 멜라니 씨는 “할랄 인증 의무화 제도를 총괄하는 할랄인증청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은 기회였다”며 “한국 수출업체들이 할랄 인증 의무화에 적극 대처하고 있어, K-할랄푸드의 원활한 유통과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13~14일 주말에 진행된 B2C 소비자 체험행사에서는 할랄식품을 판매하는 할랄존과 전시대를 운영해 K-할랄푸드를 집중 홍보했다. 권오엽 수출식품이사는 “인도네시아는 2억 8000만 인구를 바탕으로 성장잠재력이 무한하며, 단일국가 최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해 세계 할랄 시장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K-할랄푸드가 현지에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역시 빼놓을 수 없는 라면 시장이다.
삼양식품은 태국에서는 현지 입맛에 맞춘 마라불닭볶음면을, 말레이시아에서는 CU·피자헛과 협업해 로제불닭 김밥과 맥앤치즈 등을 출시하는 등 불닭 브랜드를 적극 활용 중이다.
농심이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출시한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은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했다. 이 제품이 태국 여행객들의 쇼핑 품목으로 인기를 끌자 농심은 하반기에 글로벌 시장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아세안 시장을 거점으로 해외 수출 지역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지난해 aT가 발간한 아세안 식품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한류 콘텐트를 통해 K푸드 인지도가 높아지며 스낵, 라면, 소스류 등 한국산 식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아세안 국가의 인구 규모는 약 6억명으로, K콘텐트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K푸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어 시장 확대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K푸드 열풍에 대해 연구해 온 유승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은 인구 성장률이 높고 구매력이 높은 젊은 소비층이 많아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며 “K푸드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한국산 스낵, 라면, 소스류 제품의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