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지나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박대성을 제압하고 신고한 시민이 박씨가 경찰에 체포됐을 당시 상황을 전했다.
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43분께 순천시 조례동의 한 주차장에서 피해자 A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한 시간 뒤 사건 현장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에서 B씨에게 시비를 걸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박씨가 길가에 주차된 차량에 발길질하며 난동을 피우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B씨는 "얘가(박대성이) 눈빛이 살기가 있었고 흥분한 상태였다"며 "주먹으로 내 얼굴을 가격하려고 한 번 휘둘렀다. 눈빛 때문에 이게 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박씨는 B씨에게 대뜸 "왜 그랬냐. 왜 여기서 나오냐"고 물었다. 이를 들은 B씨가 헛웃음을 짓자 박씨는 "재밌어? 웃겨?"라고 물었다고 한다.
B씨는 "'얘 오늘 사고 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고했다"며 "그때부터 (박대성을) 잡고 못 가게 했다. 힘을 줘서 양손을 잡고 있으니까 (박대성이) 힘을 못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취한 상태로 보이지 않았다. 정면에서 나를 3~5번 찼다. 만취 상태에서는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며 "경찰 오니까 팔을 내밀면서 '잡아가세요'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달 28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해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술을 얼마나 마셨냐는 질문에 "소주 4병을 마셨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진술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8일 전남 순천시 조례동 박씨의 가게를 압수수색 한 결과 박씨가 소주 2병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압수수색 당시 문 닫은 가게 식탁에는 안주와 소주병 4개가 있었으며, 이 중 술이 모두 비워진 것은 2병뿐이었다. 나머지 2병 중 1병은 마개가 따져 있었지만, 술은 그대로였고 나머지 1병은 마개도 따지 않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