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수일이 부른 노래 ‘환상의 섬’ 배경지인 울산 남구 장생포 죽도를 관광지로 만드는 사업이 추진된다. 10년 넘게 흉물로 방치된 죽도가 새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시교육청과 남구청이 최근 죽도 관광 자원화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남구는 죽도를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와 연계한 관광 자원화 한다는 구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자원 개발사업으로 선정돼 국비 5억 5000만 원을 지원받고, 시비 2억 7500만 원과 구비 2억 7500만 원을 더해 총 11억원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죽도의 노후 건축물(연면적 227㎡)과 부지(3967㎡)를 개선해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 옛 해상교통관제센터 건물에 전시 공간과, 카페, 전망대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고래문화특구주차장과의 진출입로를 개설해 접근성도 높인다. 내년 말까지 실시설계 및 공사를 할 계획이다.
죽도는 지난 2013년 울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가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부지 소유주인 울산시교육청은 해당 지역을 폐쇄했다. 이후 부지를 팔려는 시교육청과 부지를 무상임대 받으려는 남구청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장기간 방치됐다. 시교육청이 지속된 주민 요구에 부지를 ‘무상 임대’하는 결단을 내리면서 남구가 본격적으로 관광 자원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죽도는 남구 매암동 산 223 일대에 있는 임야 5967㎡ 규모 매립지다.
과거 죽도는 장생포 앞 울산항 주변 바다에 있던 섬이다. 1995년 매립을 통해 육지가 됐다. 임야 5967㎡ 규모다. 1981년 3층 규모의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설치해 사용했지만, 2013년 옮겨갔다. 해안가에 인접한 데다, 인근에 고층 건물이 없어 탁 트인 울산 앞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가수 윤수일이 1989년 고향 울산 남구 장생포에 왔다가 공업화로 황폐해진 고향과 죽도를 보고 썼다는 노래 ‘환상의 섬’의 배경이다. 장생포 출신 윤수일은 유년 시절 장생포 해안에서 200여미터 떨어진 죽도까지 헤엄치며 놀았다고 한다. 동백꽃과 대나무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졌지만, 흉물스럽게 방치된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현재 죽도는 ‘환상의 섬’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 있다.
죽도에는 지난 1962년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된 ‘울산 귀신고래 회유해면’ 표지석이 있었으나 현재 표지석은 고래생태체험관 광장 뒤편으로 옮겨졌다. 그 옆에는 ‘환상의 섬 노래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이번 협약으로 장생포 주민이 염원하던 죽도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며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의 다양한 문화·관광 시설과 연계해 주민과 교육가족 등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