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의 계열 분리는 삼성에서 독립한 지 27년 만의 전면적인 리더십 개편이다. 특히 ‘장남 승계’가 지배적인 국내 재계에서 유일하게 신세계백화점이 대를 이어 딸이 승계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1930년 탄생한 국내 최초 백화점 미쓰코시 경성지점이 모태다. 이후 동화백화점으로 재개장했고 동방생명에 인수된 뒤 1963년 삼성그룹에 다시 넘어갔다. 이후 신세계백화점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이 지점은 현재 신세계백화점 본점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신세계는 1989년 현재 브랜드 디자인의 시초인 ‘S’자를 형상화한 브랜드 로고를 만들었다.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막내딸이자 고 이건희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1991년 삼성그룹에서 독립하겠다고 밝혔다. 1993년 양판사업부로 시작한 이마트(139480)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유통 시너지를 키워나갔다. 또 2000년 들어 현재 국내 최대 매출 점포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오픈했고 마산점(2000년), 부산 센텀시티점(2009년), 천안점(2010년) 등도 잇달아 열면서 백화점 본업 경쟁력도 키웠다. 이후에는 규모가 커진 이마트를 2011년 인적 분할하면서 현재와 같은 기업 구조를 만들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이마트, 신세계, 광주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푸드,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건설 등 7개 상장사와 함께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 53개의 계열사(이마트 부문 34곳, 백화점 부문 19개)를 거느리고 있다. 자산 총액도 62조 원(이마트 부문 43조 원, 백화점 부문 19조 원)에 달한다.
이 총괄회장은 직접 일군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사업 전반을 장남인 정용진 회장에게 맡겼다. 이어 이번 계열 분리를 발표함으로써 자신이 삼성에서 물려받은 백화점은 딸인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다시 물려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