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 경호처 등에 대한 2025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두고 맞붙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이 부적절한 시기에 이뤄졌다고 비판한 한편 대통령실과 여당은 외교 차원의 노력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대통령경호처가) 무슨 낯짝이 있어서 예산을 더 올려야 한다고 하냐”며 “증액은커녕 있는 예산도 다 삭감해야 된다”고 질타했다. 고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취재하던 기자가 입건된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을 호위하기 위해서 국민이든 기자든 상관하지 않고 다 입을 틀어막아 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은 부천 호텔 화재 사고로 인한 추모 기간에 골프를 치셨다”며 “고위공직자가 이때 골프를 왜 쳤나. 옳다고 생각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이 외교 차원이라는 대통령실의 설명도 문제 삼았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상식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예견했거나 또는 그 실세들을 관리했거나 대비했던 게 별로 안 보이는데 설명은 이상하게 하니까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점 보니까 트럼프가 될 걸 4개월 전부터 예상하고 대비했다고 하면 온 국민이 이해한다. 여기는 원래 점 보는 집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우리 국민들 중 1000만 인구가 골프를 치고 있고 골프를 친다는 자체가 부끄러워해야 될 행위는 아니다”라고 방어했다. 정성국 의원은 “우리 국민들이 많이 하고 있는 활동인데 대통령께서 골프를 한번 쳤다는 것이 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며 “경호처에서 대통령을 경호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후에 민주당이 정부 예산을 대대적으로 삭감하고 있는 것 같다. 일종의 분풀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어느 정부에서도 골프 문제가 이렇게 비난의 대상이 된다든지 아니면 정쟁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고 알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골프 거짓말을 물타기 하기 위해서 대통령 골프 연습을 비판하는 것 같다”고 했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대통령의 테니스든 골프든 스포츠 활동은 보통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정무수석은 “만약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 대통령을 초치해서 같이 라운딩을 하자고 했을 때 골프를 전혀 못 치시는데도 라운딩에 응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도 골프에서는 결례”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은 기자 입건에 대한 야당의 지적에 “울타리 밑에서 엎드려서 수상한 활동을 하면 근무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조치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차장은 “현장에서는 적절한 조치”였다며 “만약 그 기자를 적발하지 못해서 기자들이 숨어서 촬영한 사진이 언론에 나왔다면 지금보다 경호처는 더 큰 논란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