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내 모든 지점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섯달 새 무려 17억원이나 뛴 아파트가 있다.
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에서 작년 한 해 상승 금액이 가장 높은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133㎡였다.
11월 29층이 82억원에 팔렸다. 같은 타입 5층 매물이 지난해 6월 65억원에 거래된 것에서 17억원이나 올랐다. 지난 3월에는 22층이 역대 최저가인 63억원에 손바뀜된 바 있다.
작년 실거래가 1위 아파트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학파르크한남' 전용 268㎡로, 10월 170억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한남더힐 전용 233㎡ 106억원,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신현대) 전용 183㎡ 8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실거래가 1위에서 48위까지 강남, 서초, 송파 등 모두 서울 아파트다. 49위에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주상복합) 전용 222㎡가 48억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경기도에서는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백현8단지휴먼시아 전용 181㎡가 42억2500만원으로 79위에 올랐다.
작년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과천시로 11.21% 상승했다.
이어 서울 강남구 6.60%, 성동구 6.55%, 송파구 6.53%, 강동구 6.25% 순이었다. 이 밖에도 5% 이상 오른 곳에는 서초구 5.37%, 마포구 5.27%, 성남시 수정구 5.07% 등이 있다. 2024년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2.79%였다.
작년 아파트시장은 연초부터 강남구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며 가격이 튀자 인접 지역인 서초구, 송파구, 과천시 집값도 덩달아 상승하고 이후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이었다.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의 극단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예컨대 아파트와 비아파트,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선호 브랜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강남과 강북 등 모든 지점에서 사람들은 아파트·프리미엄·수도권·강남만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강남 3구를 비롯한 주요 지역만의 집값 상승은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 부동산 시장에서 선행됐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도쿄 23개 구의 신축 맨션(아파트) 평균 가는 1억1483만엔(약 10억2000만원)으로 최근 5년간 중심지 가격만 60.8%가 오르며 외곽 지역 대비 가파른 상승을 보였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며 사실상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등 자산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