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문화투자

로마를 관광하고 돌아온 어떤 후배가 탄식하듯 말했다.『왜 우리나라에는 그런 문화유적이 없지요?』 『가시적인 것만 문화유산인가. 어쨌건 이탈리아에는 석조문화 건설이 가능했을만큼 돌이 많았기 때문이야. 노예를 부려 돌을 운반해오기도 했었고. 우리는 돌이 없어 목조문화를 발전시켰지만 몇차례 전쟁통에 다 불타버렸지.』 틀린 얘기는 아니다. 후배는 세계의 관광객이 한해 600억 달러씩이나 이탈리아에다 뿌리고 간다던 부러움 때문에 나온 탄식이었을 것이다. 조상 잘둔 탓이라는 비아냥섞인 시샘일 수도 있고. 어쨌건 이것은 물질문화 유산에 대한 대표적 사례일 수는 있다. 『인도를 포기하더라도 셰익스피어는 내줄 수 없다!』 식민지 인도의 가치보다 정신문화의 위대성을 확신한 영국인의 자부심이 배어있는 말이다. 민족의 스승이면서 위대한 애국자였던 김구선생의 문화관도 마땅히 경청할 필요가 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백범일지」에 기록되어 있다. 문화 향유의 필요성은 음식을 먹으며 육체적 생명을 유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20% 반대자들의 주장대로라면 피둥피둥 살은 찔지 모르나 정신적으로는 인간성의 황폐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고로 문화에 대한 투자개념은 소비나 사치나 향락개념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차라리 글자 그대로 부가가치가 엄청 높은 이윤 추구를 위한 투자인 것이다. 만시지탄의 감이 없잖아 있지만 문화예산 1% 증액은 잘한 일이다. 뿐만아니라 명실상부한 「문화국민」소리를 들으려면 예산을 해마다 더욱 늘려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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