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연합철강 설비증설계획 전격철회

◎「아산만 냉연강판」 백지화,부산공장 고급소재 전환/99년 공급과잉우려 첫 대응 눈길연합철강(대표 이철우)은 당초 아산만지역 고대공단에 건설키로 했던 연산 1백30만톤급 냉연강판 공장계획을 백지화하는 대신 강관사업에서 철수, 부산강관공장을 컬러강판 등 고급소재 생산체제로 전환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연합의 이번 결정은 냉연강판 업체들의 대규모 신증설 경쟁에 따라 오는 99년부터 심각한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가운데 처음으로 무모한 설비투자 경쟁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업체간의 경쟁적인 설비증설로 공급과잉과 가동율 저하 등이 예상돼 매출증대를 위한 양적 팽창이 아닌 핵심사업 부문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고대지역에 냉연공장을 건설할 경우 인프라 투자 등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판단돼 당초의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설명했다. 연합은 부산공장내 1만2천평 규모 강관공장(연산 20만톤)을 철거, 강관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한편 오는 2002년까지 모두 4천6백억원을 들여 컬러강판 28만톤과 전기아연도강판 25만톤 등 냉연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전환키로 했다. 연합은 내자 1천6백억원과 외자 3천억원 등을 투입해 2단계로 나눠 설비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냉연업체들이 각각 대규모 설비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내 수요는 이를 따르지 못해 이들 기업이 오는 2000년께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포항제철과 동부제강·현대강관·연합철강·세아제강 등 8개 냉연업체는 지난 9월10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으나 모두가 자사의 이익만을 내세워 투자조정에는 소극적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니해설 연합철강의 이번 투자계획 수정은 설비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을 걱정하고 있는 다른 철강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쳐 그동안의 과열경쟁에 냉각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냉연강판 생산능력은 현재의 8백40만톤에서 오는 2000년에는 관련업체들의 잇단 대규모증설에 따라 1천5백만톤으로 두배이상 늘어나는 반면 내수는 7백36만톤에 불과, 7백만톤 이상을 수출해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연합의 강관사업 포기는 『더이상 강관사업을 끌고나가기 힘들다』는 절박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반형 강관생산에 치중하고 있으나 국내 수요산업의 고도화에 따라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투자가 활발한 후발개도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강관부문이 앞으로 2∼3년안에 구조조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업계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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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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