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영 또다시 경기후퇴 우려/파운드화 강세 수출 감소

◎“내년성장률 1.9%로 하락”유럽의 경제우등생 영국이 불황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수년간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또다시 경기후퇴를 맞게 될지도 모를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국 왕실통계청은 올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4%로 지난 1·4분기의 3.1%에 비해 크게 높아지는 등 영국 경제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산 증가는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나 금리상승이 임박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영국 수출업자들은 파운드화 가치 급등으로 수주가 격감하고 있으나 정부의 내수 진정을 위한 통화 정책으로 파운드 가치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불평한다. 왕실경제사회연구소는 파운드화의 강세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내년에 영국 경제가 경기후퇴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무려 25%에 달한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지난 79, 80년처럼 파운드값이 계속 오르면 블레어 정부의 임기 초반이 경기 후퇴기로 기록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집권한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전보수당 정부로부터 올 2·4분기 경제성장률 3.4%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아진 경제를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그러나 파운드가 유럽 주요 통화에 대해 지난 한해 동안 30% 이상 오르면서 공산품 수출 수주는 지난 91년 10월 이후 가장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저리의 신용 융자를 통한 통화공급 증대가 엄청난 인플레를 유발했던 지난 80년대 상황의 재연을 피하려 하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세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던 영국 중앙은행은 다음주중 현재 6.75%인 기본 금리를 추가 인상, 올 연말까지 시장 금리가 7.25%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영국 경제는 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임원감축을 하는가 하면 주택시장이 붕괴된 지난 90년대 초반의 상처를 아직도 안고 있다. 현재 런던과 영국 동남부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으며 통화공급 요인도 많아 소비자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비록 경기후퇴가 없다 하더라도 파운드 강세와 금리 상승은 내년도 영국 경제성장을 급격히 둔화시킬 것임이 분명하다. 옥스퍼드 경제전망연구소는 내년도 영국의 GDP가 3.5%에서 1.9%로 감소하고 생산 증가율도 1.7%에서 1%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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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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