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투자은행 일본서 재미 톡톡

미국 투자은행들이 일본의 기업 구조조정 자문역으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미국의 리스트럭처링(구조조정)의 경험을 십분 살리자는 게 일본 기업들의 입장인데다 일본기업과 외국기업간의 인수·합병이 잦아지고 있는 것도 미국계 투자은행들의 몸값을 높히고 있다. 일본 기업들과 해외 기업간의 인수·합병(M&A)은 지난해 61건, 110억달러 규모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4개월여만에 벌써 98년 수준에 육박, 미국계 투자은행들을 바쁘게 만들고 있다. 세계 유수의 타이어 메이커인 굿이어는 스미토모 러버사의 지분을 대거 인수하고 저팬 타바코사가 국제영업 부문을 미국의 RJR 나비스코에 매각하는 등 굵직굵직한 거래가 줄을 이었다. 굿이어와 스미토모의 거래에는 워버그 딜러 리드사와 모건 스탠리가 저팬 타바코와 나비스코 빅딜에는 살로먼 스미스바니와 메릴린치가 참여했다. 소니사가 최근 소니 뮤직 등 3개 관련회사와 주식을 교환하는 작업에 미국의 메릴린치와 모건 스탠리가 참가했으며 메릴린치사는 프랑스의 자동차 메이커가 일본의 닛산 자동차 지분을 사들이는데 관여하는 등 미국 투자은행들의 움직임은 매우 활발하다. 이처럼 일본시장의 돈벌이가 만만치않자 미국 투자은행들은 일제히 일본시장 투자에 나서고 있다. M&A 전문가, 금융·주식 감정 전문인 등이 대거 일본으로 몰겨가고 있는 실정이다. JP 모건은 올해 들어 일본 주재 직원수를 30명에서 40명으로 늘린데 이어 추가로 10명을 더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메릴린치 역시 직원수를 최근 두배 이상 늘린 35명으로 확충했다. 미국계 투자은행의 행동 반경이 넓어지다 보니 일본기업에 대한 미국계 투자자들의 지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예컨데 소니사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40%에 달해 이래저래 미국계 투자은행의 간섭을 받고 있다. 주주 우선주의, 고효율성, 투명성 등으로 대변되는 미국식 스타일이 점점 일본 기업계에서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키며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투자은행들의 영향력 확대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 스타일의 경영방식이나 수시로 일어나는 해고 조치 등은 일본의 기업 풍토나 정서상 아직까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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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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