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과도한 진출경쟁… 「애물단지」전락 우려/재계 레저사업 신중론확산

◎현대·선경 등 참여계획 없어 이미 진출사도 투자 소극적/리조트등 매물 홍수불구 원매자 없어 인수협상 답보「레저산업은 과연 21세기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인가」 정보통신·유통과 함께 21세기 산업을 주도할 3대 유망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레저산업이 기업들의 과도한 진출경쟁으로 오히려 기업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최근 부실기업들이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골프장과 리조트, 호텔등 레저시설을 대거 매물로 내놓고 있지만 원매자를 찾지 못해 애물단지로 변한 상황이어서 「무분별한 레저산업진출이 기업을 망친다」는 경계심리마저 조성되고 있다. ◇레저사업 장밋빛만은 아니다=일본 통산성이 최근 발행한 한 보고서에서는 「레저산업을 21세기 일본 산업의 횃불」로 평가하고 있다. 「일하는 인간」에서 「즐기는 인간」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밋빛 전망과 함께 2002년 월드컵개최와 지자제실시, 10대그룹의 레저업 진출허용등으로 재계는 최근 레저사업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대우와 LG·한화·롯데·금호·코오롱·한솔등 재벌그룹은 물론 (주)신성과 극동건설·풍림산업등 중견 건설업체등도 골프장과 리조트개발에 나서고 있다. 재계는 그러나 최근 경기불황과 금융시장경색 등으로 대규모 부동산과 자금이 필요한 레저사업이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며 리조트인수나 신규 사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화관계자는 『투자자금 회임기간이 20년이상 소요되는데다 유지및 보수 비용도 만만찮아 여유자금없이 뛰어들 경우 자금만 묶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불필요한 부동산취득을 자제하라는 김우중회장의 지시에 따라 인천 송도프로젝트와 아산온천 관광단지등 기왕의 사업외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와 선경등은 10대그룹 레저업 진출허용에도 불구하고 레저사업에 일체 참여하지 않고 있고 있으며, 한일그룹은 속초영랑리조트를 지난해 7월 개장한 이래 후속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레저산업에 대한 금융권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을 가진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가 깨지면서 부동산 담보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레저사업에 대한 여신에 신중을 기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무주리조트개발 당시 쌍방울그룹이 제2금융권으로 부터 단기자금을 차입한 것도 은행권의 여신이 여의치 못한 탓이다. 이와 관련 개발과정에서 사업자의 부도로 지난해만도 가평과 금사, 철원CC가 각각 새한정기와 웅진코웨이, 귀뚜라미로 넘어가기도 했다. 또 유명산CC의 경우 건영그룹이 공사도중 인수했다가 건영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채 2년째 방치되고 있다. ◇홍수를 이루는 레저시설 매물=올들어 대기업들이 내놓은 레저시설중 인수협상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쌍용그룹이 내놓은 은화삼CC등 일부에 불과하다. 이 골프장은 기흥CC를 운영하는 삼남개발이 인수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L그룹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5월 좌초한 대농그룹이 내놓은 관악CC는 유명세에 비해 매각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또 쌍방울그룹의 무주리조트는 매물가격이 1조원으로 높은데 비해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자금동원력은 떨어져 당분간 매각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과 대우·롯데등 주요그룹들은 인수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쌍방울이 내놓은 이리CC도 마찬가지. 이밖에 한일그룹의 양산리조트도 1년이상 팔리지 않고 있고, 우성그룹의 유성리베라와 서울 리베라호텔, 가평 코레스코콘도 등 레저시설도 원매자가 없는 상태다.<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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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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