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극심한 불황” 곳곳서 아우성인데…/옷 비싸야 잘팔린다

◎소비자 고급브랜드 일방적 선호/중저가의류 백화점서 설땅 잃어/매장선 때아닌 고가전략 경쟁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비싼 고급브랜드를 일방적으로 선호함에 따라 주요 의류매장에서 고급브랜드가 중저가브랜드를 몰아내는 상황이 급속히 전개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또 제조업체들이 의류의 최초가격을 터무니없이 높이 책정하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의류매장에서는 고급 브랜드가 아니면 영업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소비자 대다수가 비싼 고급브랜드만 선호함에 따라 이랜드 등 중저가브랜드매장은 이미 자취를 감췄고 터무니없이 비싼 고급브랜드가 판을 치고 있다. 여성의류의 경우 여성 니트·재킷 하나에 30만∼50만원, 여성코트류 한벌에 1백70만원을 호가하는 영국산 「버버리」가 모든 백화점 매장에 입점해 있다. 스카프 하나에 20만∼30만원, 여성정장·원피스 한벌에 1백∼2백만원대에 달하는 수입산 「막스마라」 「아이그너」 「지아니베르사체」 「구찌」 고급브랜드 의류들도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이들 고급브랜드 의류를 선망의 대상으로 보고 어떻게든지 구입해가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국산브랜드까지 품격을 높이기위해 비싼 값을 책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5년까지만 해도 백화점에서 높은 매출을 올렸던 국내의 대표적인 중저가브랜드인 「이랜드」는 지난해부터 매출이 급격히 감소,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신사복의 경우도 10만∼20만원대의 신사복들은 매출이 부진, 백화점 매장에 남아 있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이어짐에 따라 다른 브랜드들도 가격을 내리면 브랜드품격이 떨어진다는 위기의식으로 대폭 가격할인, 또는 창고세일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최초가격을 높이는 영업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백화점들간에는 매장고급화 경쟁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본점 패션매장을 증설하고 최고급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지페페」 「울티모」 「프란체스코스말토」 등 국내외 유명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8월 문을 연 천호점의 매장 11개층 가운데 패션매장을 9개층에 배치하고 이 가운데 4개층을 고급 여성의류로 분류 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 8월 천호점 매장을 전면 리뉴얼하며 이 가운데 2개층을 고급의류 특설행사장으로 재단장했다.<이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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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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