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광고」 자동차·가전·주택 급속확산/계열사 매장등에 그룹CM송 이미지통일/「말로 거는 전화기」 기능강조 판촉전략도「소리가 차를 말한다. 쉿! 레간자」
대우자동차의 중형차 레간자광고에서 들을 수 있는 사람 소리는 이 소리 밖에 없다. 광고내내 고요함이 이어지고 개구리(1편)와 풍뎅이(2편) 소리만이 적막을 깬다. 이 광고는 어린아이까지 따라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각종 인지도 조사에서 경쟁사를 앞지르며 내수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 광고는 업계에 「소리마케팅」을 확고히 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대우의 한 임원은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평가에서 소리를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생각했으나 정작 업체들이 이를 무시했다』며 소리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리마케팅으로 기업이미지에서 가장 재미를 보고 있는 분야는 그룹 CM송. LG그룹은 「사랑해요∼」를 반복하는 노래로 그룹이미지를 높였다. 뒤이어 나온 쌍룡그룹의 「믿음이 시작되는 곳∼」, 한화그룹의 「가까이 늘 가까이∼」와 같은 그룹노래는 음향효과를 통한 이미지통합인 「사운드 아이덴티티」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들 노래는 그룹 및 계열사행사나 매장등에서 사용되고, 참석자들이 부담없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브랜드아이덴티티를 소리로 형성하는 움직임도 시도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주)신원. 이 회사는 최근 「씨」 「베스티벨리」등 연령별로 구성된 의류브랜드에 맞는 음악제작을 전문업체에 의뢰해 놓고 있다. 앞으로 모든 매장에서 이 음악을 사용,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자업계에서는 소리를 이용한 제품개발로 판매, 인지도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애니콜광고가 대표적이다. 달리는 기차위에서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악당과 싸우다 전세가 불리해 지자 『본부 본부』를 외치면 자동으로 전화가 걸리고, 헬리콥터가 나타나 그를 구출해 준다는 내용. 손으로 번호를 누르지 않고 말로 전화를 걸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대우전자의 전화기「여보세요」도 손을 쓰지않고 전화를 걸 수 있는 것으로 소리를 생산과 판촉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다.
소리마케팅 가운데 최근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저소음마케팅. 세상이 시끄럽고, 도시화가 되면서 적막함의 상품가치는 갈수록 커진다는 판단에서 나온 전략이다. 대우자동차의 레간자를 비롯 LG전자의 청소기인 「쉿」이란 제품은 저소음제품임을 이름 자체로 상징하고 있다. 또 한화종합화학의 홈샤시 광고는 창문을 닫는 순간 들소떼의 발굽소리가 사라지는 내용으로 주목을 끌고 있으며, 유공의 엔진휘발유 광고도 잠자리를 통해 저소음을 강조하고 있다.
저소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업체들은 소음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전에 없이 강화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고급차에 엔진소음을 해결해 주는 마그네슘 헤드커버를 적용했고, LG는 창원공장 생활시스템연구소에 「소음진동팀」을 두고있다. 대우건설은 「소음에서 해방된 조용한 아파트」「쿵쿵 뛰어도 아랫집에서 문을 두드리지 않는 아파트」를 위해 특수소재를 쓰고 있다. 소음에 대한 반감과 함깨소리마케팅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이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