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의 부채/기업가치 부채비율 클수록 증대효과(경영상담)

◎파산위험 감안 적정선 유지 바람직최근 한보사태로 세상이 시끄럽다. 신문지면이 온통 한보관련기사로 메워지고 있다. 문제는 여러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의문점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거대한 투자자금을 거의 모두 차입금으로 조달하려 했고, 이것은 무리라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해 줬다는 점이다. 그러면 차입금은 어느정도 수준이 적절한 것일까. 모든 투자자금을 차입에 의존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자금만 있다면 자기자본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 목표는 기업가치, 즉 주주가 소유하는 주식의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있다고 하자. 매출액을 증가시키거나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은 결국 기업가치의 극대화로 연결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모디글리아니와 밀러는 정교한 이론전개를 통하여 기업가치는 자본구조와 관계가 없음을 증명하였다. 기업가치는 투자나 영업에 관련된 위험에 의해서는 영향을 받지만 부채의 다과에 관련된 재무상의 위험에 의해서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부채에 대한 지급이자의 법인세효과를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자기자본에 대한 부채의 비율이 클수록 증가한다. 부채에 대한 지급이자는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되어 세금절약효과가 있는 반면 자기자본에 대한 배당은 세금절약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이론에 의하면 기업은 투자자금을 전부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이론의 맹점중 하나는 기업의 파산위험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채가 증가하면 파산위험도 아울러 증가한다. 기업이 파산하면 미래의 초과수익에 대한 영업권적 가치도 소멸하게 되고 소유자산도 정상가격보다 훨씬 낮게 처분된다. 이와같은 잠재적 파산비용은 부채가 많을수록 증가한다. 그리고 부채가 일정수준에 이르면 파산비용이 부채의 감세효과를 완전히 상쇄해 버린다. 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각 기업의 규모와 특성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수준을 넘어가면 차입금이 증가할수록 기업가치는 오히려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기업가치를 최대로 할 수 있는 부채비율을 설정하고 이 수준에 따라 투자규모 등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보철강은 이러한 사항을 무시하고 전적으로 차입금에 의존했으며, 그것도 많은 부분을 단기차입금에 의존했던 것은 문제로 지적될 만하다. 파산위험은 높아질대로 높아지고 기업가치는 크게 하락하였다. 그리고 은행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서도 그많은 대출을 해 줬다면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02)525­1255<김영준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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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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