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9일에만 800억원이상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남은 선물연계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1,000억원정도다. 대기 매물이 1,000억원정도 있다는 얘기다.한편으로는 저평가된 선물을 사고 현물주식을 파는 매도차익거래도 일어나고 있다. 매도차익거래가 실시될 때 현물주식을 대량으로 팔기 때문에 지수하락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1,000억원정도의 차익거래 잔액은 큰 규모는 아니다. 시장여건만 좋다면 하루면 너끈히 해소할 수 있는 규모다.
문제는 외국인, 기관등 시장의 주요 매수주체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매물이 200억~300억원만 쏟아져도 지수가 폭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이 장세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투자주체들의 매수 욕구를 반감시키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이 나와 지수가 떨어질 것을 알면서 주식을 사들일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특히 선물시장의 움직임이 주식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선물시장의 미결제약정 규모는 3만8,000계약 정도다. 최근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선물매도세력들이 늘면서 선물가격하락을 부추키고 있다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차익거래를 위해 선물 포지션을 잡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헤지를 위해 선물 매도포지션을 잡는다. 매도 헤지를 한다는 것은 지수가 빠질 것을 대비한다는 것이고 현재로서는 추가로 주식을 사고싶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선물과 연계된 매도차익거래는 향후 잠재적인 주식매수세력으로 작용, 주가추가 하락시 주가를 받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외국인, 기관의 투자심리를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주식시장이 프로그램 매물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