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환율시대… 중기 “이 악재 어떻게 넘나”

◎원자재 수입 많은 업종 타격/배합사료업계 8월보다 불당 100원 이상 추가부담/시장점유 과당경쟁·대기업 하청업체 전락 우려도「1달러=1천원」 시대는 중소기업에 주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 강세, 즉 원화가 평가절하되면 제품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달러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의를 점할 수 있다. 그러나 일선 중소기업 현실은 이같은 논리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와 수출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엔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임으로써 달러화 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제고효과가 반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무역수지구조는 달러화보다는 엔화에 민감하며 달러화 급등에 따른 반사효과 역시 최소한 6개월후에나 가시화돼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보다는 피해만 누적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일차적 피해는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배합사료업계의 경우 원자재인 옥수수 콩깻묵등의 95%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현재는 지난 8월(달러당 8백94원)에 비해 무려 1백원 이상의 추가 수입비용부담과 함께 7%의 제조원가 상승부담을 지고 있다. 이로인해 최소한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업체들간의 과당경쟁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중소업체는 자기브랜드 생산을 아예 포기한 채 대기업에 물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국내에 반입하는 중소기업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월간 40만달러 상당의 테니스공을 수입하고 있는 N사는 달러화 강세로 수입가가 25% 이상 올랐지만 이를 국내 판매가에 적용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N사의 한 관계자는 『마진율이 20%에서 25%인 점을 감안하면 환율급등으로 이익을 전부 빼앗기고 있는 셈』이라며 『대리점회의를 열어 국내판매가를 인상할 계획이나 가격을 높게 올리면 판매가 감소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환율상승에 따라 외채상환부담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환차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외화자금 차입이 어려워 일단 외자도달과 관련한 환차손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상당부분 생산설비, 부품, 자본재등을 달러로 결제할 것을 약속하고 외상매입한 경우가 많아 추가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지만 환방어능력이 취약해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컴퓨터 주변기기 제조업체인 L사는 지난 3월 미국의 한 회사와 레귤레이터 3만개등 전자부품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가 최근 결제를 하면서 개당 50원 꼴의 환차손을 입었다. 문구업체인 D사의 경우 지난해 부터 순차적으로 중성펜 생산설비확충을 위해 기계설비 발주를 해놓았으나 올들어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대금 결제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수억원대의 환차손이 발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투자에 나선 중소기업, 특히 달러화를 주로 사용하는 북미에 진출한 중소기업도 최근들어 피해가 늘고 있다. 환율급등에 따라 부지확보및 생산라인 설치, 그리고 운영자금등에 추가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미지역에 투자계약을 이행중인 일부 기업중에는 달러화 확보난으로 중도금및 잔액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계약자체를 이행하지 못해 위약금을 무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중소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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