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루이 슈바이처 불 르노자동차 회장(화제의 해외경영인)

◎1만명 감원 등 극약처방 단행/「적자기업 멍에벗기」 안간힘「노동자의 학살자」「테러리스트」유럽 노동계가 루이 슈바이처 르노자동차 회장(54)에게 퍼붓는 극언들이다. 박애주의자 슈바이처 박사의 손자가 힘없는 노동자의 가해자가 됐다는 배신감의 표출이다. 올해 유럽 경제계의 최대 화제는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대대적 경영혁신. 지난 2월 벨기에 빌보르도공장 폐쇄로 시작된 이 대수술로 1만명이 정든 회사를 떠나야할 운명이다. 지난해 유럽의 자동차판매규모는 전년보다 80만대 이상 늘어난 1천2백80만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속빈 강정에 불과했다. 판매량증가는 신차 구매시 정부가 주는 보조금 덕분이었다. 그러나 더이상 정부보조금은 나오지 않는다. 르노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는 정부 보조금이 중단된후 벌써부터 판매량이 격감하고 있다. 르노는 지난해 총 1천8백10만대를 생산했으나 겨우 1천2백70만대를 판매, 9억2천6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슈바이처 회장이 밀어붙이고 있는 구조개혁의 핵심은 인원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 대대적인 감원으로 앞으로 3년내 35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 것이다. 그는 비용절감에 따른 경쟁력회복으로 6년간 매년 35만대를 더 많이 팔아 라이벌인 폴크스바겐과 피아트를 추월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등 해외 유망시장에 대한 판매전략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의 손자인 루이 슈바이처 회장은 파리명문 국립행정학교(ENA)를 나와 6년여간 예산국장과 산업부 국장을 지냈다. 화려한 경력을 등에 업고 지난 86년 당시 국영회사였던 르노에 입사한 그는 재무분야를 담당하며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지난해 정부와의 불협화음을 무릎쓰고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일념으로 민영화를 단행했다. 그가 자주 되뇌는 『결단의 순간에는 언제나 고독하다』는 말은 정부와 노조와 대결을 벌인 자신의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과감한 인원절감을 통해 르노가 최고의 자동차회사로 거듭날지는 3년후면 판가름날 것이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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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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