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음식쓰레기 줄이자(IMF시대/생활속의 구조조정)

◎서울 하루 음식쓰레기 도쿄의 3배/10명중 7명 외식때마다 음식남겨/전국민 도시락지참땐 연10조 절감일산신도시에 사는 김성호씨네 밥상에는 요즘 반찬이 4가지 이하로 줄어들었다. 가뜩이나 어렵던 가계가 IMF한파로 더욱 빠듯해지면서 부인 곽은주씨가 「초긴축 살림」을 선언한 까닭이다. 곽씨는 반찬을 줄일 경우 한달 식비 25만원 중에서 5만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반찬도 조금 부족하게 담아 남기는 일이 없도록 했다. 『반찬 값도 아끼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드니 일거양득이 아니겠어요.』 곽씨는 딱히 애국한다는 거창한 생각보다는 내 가정부터 절약한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긴축 살림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레기 중에서 음식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서울 시민들이 하루에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양은 6천5백톤. 인구가 비슷한 일본 도쿄의 3배다. 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대형 제과점 한 곳에서 버려지는 빵만 해도 하루에 12만어치나 된다. 빵을 만드는 밀가루가 대부분 수입되는 것이고 보면 외화가 고스란히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식당은 말할 나위 없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의 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10명중 7명이 아직도 외식 때마다 많은 음식을 남긴다. 음식물 쓰레기가 가져오는 엄청난 폐해를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먹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물은 고스란히 경제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는 수분 함량이 높다. 그만큼 소각 비용이 많이 든다. 염분이 많아 사료로도 적합하지 않다. 쓰레기를 처리하기도 어렵고 재활용하기도 마땅찮다면 답은 한가지다. 쓰레기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환경부 자료를 보니 전 국민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면 연간 10조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쓰레기 처리비용 8조원, 식품 수입비 2조원이 절감된다는 분석이다. 오는 99년부터는 수도권 쓰레기매립장에 음식물 쓰레기를 반입할 수 없게 된다. 재처리시설을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이 비용은 처음부터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면 저절로 절약된다. 정부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쓰고 있지만 국민들의 의식 변화없이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식사 시간이 지나 결혼식을 하는데도 음식을 준비해야 도리라는 그릇된 생각이 지속되는 한 낭비는 줄어들 수 없다.<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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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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