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리빙 앤 조이] 순창 장맛의 비법

자연이 허락한 정성


이기남 할머니 집 기둥에 메주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대상 순창공장 스테인리스 고추장 저장고

순창 민속마을의 장독대

만일사 마당에서 메주를 씻고 있는 할머니들.

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순창 장맛의 비법 자연이 허락한 정성 순창=이효영기자 hylee@sed.co.kr 그래픽=이근길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이기남 할머니 집 기둥에 메주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대상 순창공장 스테인리스 고추장 저장고 ImageView('','GisaImgNum_4','default','260'); 순창 민속마을의 장독대 ImageView('','GisaImgNum_5','default','260'); 만일사 마당에서 메주를 씻고 있는 할머니들. ImageView('','GisaImgNum_6','default','260');

장(醬) 담그는 계절을 맞아 전북 순창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장 담그는 날을 떠올리는 순간 자연스럽게 순창이 목적지로 정해졌습니다. 순창은 전국 장류 생산의 43%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장류의 본고장이니까요.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지난달 25일 순창군 회문산 근처에 있는 만일사를 찾았습니다. 때마침 절집 마당에서는 다섯 명의 할머니들이 모여앉아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메주를 씻느라 손놀림이 분주합니다. "비 오는데 장 담그시네요?" 물으니 김 할머니(68)는 "요 며칠 날씨가 따뜻했는지 메주 색깔이 벌써 안 좋아. 오늘이 말날(음력 1월12일)이니 비 와도 담아야 돼." 하셨습니다. 예로부터 장은 말날에 담아야 한다고 전해오는데 12간지 중 말, 즉 오(午)날이 맛있다는 단어와 음이 비슷해 이날 담그면 맛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말이 12지신 가운데 피가 가장 맑고 깨끗해 이물질이 끼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만일사는 순창을 장의 고장으로 만든 발효 시원지, 즉 순창 고추장 전설의 유래지입니다. 순창 고추장의 탄생 설화는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무학대사가 이성계의 개국을 돕기 위해 순창의 회문산 인근 절에서 만일 기도를 하고 있었답니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도읍을 정한 뒤 궁궐 터를 잡기 위해 무학대사가 머물던 절을 찾아가던 중 한 농가에서 고추장의 전신으로 여겨지는 '초시'를 반찬 삼아 점심을 들었습니다. 그 후 이성계는 이 맛을 잊지 못하고 순창 현감에게 진상토록 해 순창 고추장이 지역 특산품으로 등극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만일사라는 이름은 1만일 동안 기도했다는 데서 유래했으며 절 한편에 자리한 만일사비에는 이런 설화가 기록돼 있답니다. 고추장의 전신이라고는 하지만 고추가 임진왜란 무렵에 들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성계 설화'는 사실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지요. 하지만 어쨌든 순창은 고추장 설화를 탄생시킬만한 자연환경과 기후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순창은 장을 만들 수 있는 토양, 와인으로 말하자면 테루아(terroir)가 적합한 곳입니다. 연평균 기온 13.2℃ㆍ습도 72%ㆍ안개일수 77일의 기후조건은 발효에 최적의 조건입니다. 뚜렷한 일교차, 풍부한 일조량, 넘치는 습기는 온난 다습한 곳을 좋아하는 효모균들에게 낙원이 아닐 수 없지요. 안개가 자주 끼는 이유는 이곳 지형이 산간지대로 둘러싸인 분지이기 때문입니다. 소백산맥에서 갈라진 노령산맥이 호남평야의 한가운데에 이르러 내장산을 일구고 잔줄기는 순창과 임실 주변에 팔덕면 강천산, 구림면 회문산, 적선면 체계산, 풍산면 설산 등 500~600m의 아기자기한 산들을 많이 낳았습니다. 산과 산림이 많으니 대기오염이 덜 해 아황산가스 농도를 측정하지 않아도 되는 청정지역이기도 합니다. 순창은 발효에 가장 중요한 물이 깨끗하기로도 유명합니다. 예로부터 옥천(玉川)이라는 지명으로 불렸으며 전국적으로 가장 맑고 깨끗하다는 섬진강 상류에 위치해 오염되지 않은 지하 암반수를 자랑합니다. 깨끗한 자연환경에 살면서 발효 식품인 장류를 많이 먹다 보니 순창의 장수(長壽) 인구는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인구 3만명인 이 지역의 100세 이상 노인(백세인)은 11명이나 되며 서울대 노화 고령사회연구소 조사(2002년)에 따르면 순창군은 전국 234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인구 10만명당 백세인 비율이 2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타임지(2003년 7월호)에 세계 장수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제1의 맛은 소금, 제2의 맛은 양념, 제3의 맛은 발효 맛"이라며 "세상은 서서히 발효의 시대로 옮아가고 있다"고 일찍이 예견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 장 담그는 계절에 순창을 찾아 집집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메주와 줄지어선 장 항아리를 실컷 보고 쿰쿰하고 매캐한 장 냄새도 실컷 맡았습니다. 세계적으로 발효 식품에 주목하는 이 때에 장의 효능과 우수성, 한식 세계화의 가능성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세계인 입맛까지 사로잡은 시골 할머니 손맛 ■ 장 담그는 마을 순창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에 있는 100년이 넘은 고택 기둥에는 메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시할머니 때부터 배운 장을 전통 방식으로 계승해 이제는 '만석꾼 이기남 할머니 순창고추장'이라는 독자 브랜드로 만든 이기남(89) 할머니 집이다. 장 맛의 비결을 묻자 큰딸 전승옥(50) 씨는 "찹쌀로 만든 풀을 쓰지 않고 찹쌀에 불을 때 조청 엿기름으로 고추장을 만든다"며 마당 한켠에 있는 커다란 무쇠솥을 보여준다. 전 씨는 "전통 장류가 잘 팔리는 것도 좋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모두가 도시로 떠나는 요즘 같은 세상에 우리 집은 엄마 장 맛 덕분에 형제 자매가 고향 마을에 다 모여 사니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순창 지역 백세인들을 면담한 미국 노인의학연구소장 레오나드 푼 박사는 "노인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건강상태도 좋은 비결이 모시고 사는 아들, 며느리 등과의 따뜻한 가족애라는 것을 알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양이나 도시의 핵가족과 달리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사는 한국 특유의 효(孝) 문화가 장수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장 문화의 핵심은 정성 전통적으로 장을 담글 때는 여러가지 금기 사항이 많다. 긍정적인 의미로는 장을 담글 때 잡념을 버리고 성의와 정성을 다해야 장 맛이 좋기 때문이고 부정적인 의미로는 장맛이 좋아야 집안에 불길한 일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장 맛이 변질되면 한 해 음식이 맛이 없어 먹을 수 없게 되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가족의 건강이 상하고 집안이 평안할 수 없으니 옛날 한 집안에서 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미루어 짐작할만하다. 이를테면 장 담그는 날을 택일할 때 신일(申)은 기피했다. 신은 시다(酸)는 음과 통하므로 이날 장을 담그면 시어진다는 금기 때문이었다. 장독도 7, 8월 여름동안에 구운 것을 택하되 옹기장수의 나이가 홀수일 때 미리 사놓은 항아리일수록 부정을 덜 타고 장맛이 좋으며 변질되지 않는 것으로 알았다. 장 담그는 물의 선택도 까다로왔다. 북쪽 응달에 있는 샘물일수록 좋고 남쪽 양지에 있는 샘물로는 3년장, 5년장 같은 겹장을 담그지 못하는 것으로 알았다. 소금도 미리 준비, 남풍을 피한 응달에 몇 년 쌓아둬 저절로 간수를 빠지게 해서 썼다. 장 담그는 날을 잡으면 그 집 마님은 일주일 전부터 외출을 삼가고 개를 꾸짖어서도 안되며 밤에 남편과 동침을 해서도 안됐다. 장 맛을 해치는 음기를 막고자 입을 창호지로 봉하고 작업했다. 장독에 숯과 고추를 넣고 또 금줄로 장독을 둘러 이중, 삼중으로 부정 요인의 접근을 기술적으로 막았다. '알고 나서 먹자'(의성당 펴냄)의 저자 심상룡 씨는 "비과학적인 요인이 없지 않지만 그만한 초인간적인 정성과 성의로 한국의 장 문화가 유지돼 내려왔다는 것만은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1월 대신 8월말 메주 띄우고 콩과 쌀 6대4로 섞는게 비법 순창 장류는 다른 곳과 차별화된다 정성과 성의를 다해 장을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집안마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장 만드는 비법도 장 맛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기후조건과 자연환경이 장류 생산에 적합한 순창은 제조 방식과 시기 등도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다. 장맛의 열쇠가 메주라면 순창 장의 비결은 메주에 섞는 쌀이다. 다른 지역은 메주를 만들때 주로 콩만 사용하지만 순창은 고추장 콩과 쌀(멥쌀)을 6대4의 비율로 섞는다. 순창군 장류연구소의 연구기획 담당 박영수 씨는 "단백질(콩)과 탄수화물(쌀)에 생기는 미생물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깊고 풍부한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순창만이 갖고 있는 또다른 차이점은 메주 제조 시기다. 일반적으로 11월경에 메주를 제조하는데 비해 순창에서는 처서 무렵인 8월 하순에 메주를 만든다. 박영수 씨는 "8월 말에 기온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폭염과 장마가 지나 위생상으로 안전하면서도 고온이라 미생물 발효가 활성화할수 있는 시기이므로 메주를 만들어 미생물과 세균의 복합 발효를 꾀한다"고 덧붙였다. 순창만의 장 제조 방식과 시기는 지리적 특성과 결합해 다른 곳에서 절대 흉내낼수 없는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같은 재료로 다른 지역에서 고추장이나 된장을 담아도 순창에서 숙성시킨 것과 같은 맛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과 계절을 달리해 만드는 순창 장맛의 우위는 비교실험으로도 입증됐다. 순창 고추장에는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제일 많고 쓴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적게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메주를 띄우는 시기가 여름철이어서 곰팡이가 잘 분해되니 단맛을 내는 효소가 그만큼 활발하게 용해된다는 얘기다. 장류는 순창 발전의 동력 순창과 장류는 더 이상 뗄래야 뗄수 없는 국제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은 만큼 장류 산업의 발전은 곧순창의 성장 동력이다. 순창군은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장류산업특구로 지정돼 장류 산업 발전에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발효 산업의 성장 잠재력 및 발효 식품의 세계화 추세에 힘입어 순창군은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메주 공장, 발효 미생물 관리센터, 기능성 절임류 가공공장, 창업보육센터, 장류 연구소 등 각종 시설을 2012년까지 순차적으로 설립할 방침이다. 순창군청 장류식품과 서화종 계장은 "2012년 이후에는 웰빙 종합단지를 조성해 단순히 지나쳐 가는 곳이 아닌 숙박까지 가능한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순창군은 한국의 발효식품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에 발맞추기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민속마을'과 '전통식품 제조기능인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백산리에 2만5,000평 규모로 민속 마을을 조성, 장류 생산업체들을 한데 모았다. 특히 우리 전통식품의 계승 발전과 기능인의 명예보호를 위해 해당 가공업에 20년 이상 종사자를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전통 조리가공법을 원형 그대로 보존한 기능인에게만 자격을 부여했다. 문옥례 할머니, 봉순희 할머니 등은 수대에 걸쳐 순창 전통의 방법으로 장류를 담아 가업으로 이어왔다. 현재 민속 마을에는 전통 방식으로 장을 담그는 85개 업체가 있으며 장류 산업으로 연간 3,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첨단 장독개발 대량생산 성공 장수음식 명성 지역경제 견인 순창 장류도 대량 생산한다 전통의 방식을 고수하는 한편으로 순창을 본거지로 장을 대량 생산하는 (주)대상도 장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대상은 지난 91년 장류 공장을 생산하기로 하고 당시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오산을 설립지 후보로 검토했으나 지역적 명성과 환경 등을 고려해 순창에 장류 공장을 최종 확정했다. 청정원 장류를 총괄하는 CMG4그룹장 안영후 상무는 "순창은 기후조건이나 환경 등을 고려할때 발효의 최적지이기 때문에 물류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순창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최근 순창 고추장의 전통 제조 방식을 대량 생산에 접목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부터 고추장의 원료를 수입 밀가루 대신 국산 쌀로 100% 대체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상의 순창 고추장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밥 짓는 냄새가 진동했다. 국산 쌀로 고온에서 지은 밥은 고추장과 섞인 후 발효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한다. 공장 곳곳에는 옹기가 아닌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현대식 장독들이 가득했다. 현대식 장독들은 4m 지하로 파들어가기도 하고 6m 높이로 우뚝 솟아있기도 했는데 그 안에서 고추장이 1개월 가량 숙성된다고 한다. 대상 순창 공장 이상주 공장장은 "쌀 고추장 생산을 위해 2003년부터 철저한 사전준비를 거쳤으며 순창의 전통 방식대로 쌀을 원료로 사용해 깔끔하고 칼칼한 맛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발효식품의 동의어, 장수식품 세계적인 장수 마을인 불가리아의 모길리차 마을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발효식품인 요구르트를 꾸준히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치와 장류 등의 발효식품으로 차려지는 우리나라의 식단 역시 장수 식단으로 꼽힌다. 발효식품은 우리 몸에서 ▦체내 불순물을 배출하고 ▦세포를 활성화시키며 ▦소화를 촉진하고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하는 등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건강식품, 장수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발효 식품 가운데서도 된장은 특히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된장은 끓여도 항암 효과가 살아있어 전통 조리법인 된장찌개도 항암효과가 유지된다. 된장은 식물성 단백질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동맥경화, 심장 질환이 염려되는 사람에게 좋다. 특히 된장에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에게 모자라기 쉬운 필수아미노산(리신)이 많이 들어있어 식생활의 균형을 잡아준다. 또 된장의 지방 성분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막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된장을 만들던 콩 가공기술이 고추와 만나면서 만들어진 고추장은 장의 우수성은 물론 고추의 장점까지 품고 있다. 고추장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B2, 비타민C, 카로틴 등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항돌연변이 및 항암작용을 한다.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은 적당량 섭취하면 땀이 나 노폐물 배설을 촉진시키면서 감기 등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캡사이신 성분은 또 체지방을 감소시켜 비만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이같은 장의 효능은 순창이 세계적인 장수 마을로 이름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고령 인구, 특히 100세 넘은 노인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순창에서는 60대가 청년 취급을 받는다. 장수 노인들은 대부분 논밭에서 평생 일을 하면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채소 위주로 먹으며 소식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순창군 관계자는 "순창은 장류와 들깨 소비량이 많은 편"이라며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매일 섭취하는 음식들도 장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 세계화의 핵심 맛 지난해 11월 한식 세계화를 위해 세계적인 셰프 4명을 초청해 한식 메뉴 개발을 의뢰한 '어메이징 코리안 테이블' 행사에서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인 마시모 보투라는 된장을 비롯한 발효 음식에 매우 관심을 보였다. 당시 그는 "된장의 향이 마음에 들어서 몇 가지 요리에 사용해 봤다"며 "된장은 잘만 활용하면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식재료"라고 말했다. 마시모 보투라는 지난해 레스토랑 매거진 선정 '2009 세계 최고의 50대 레스토랑' 13위에 올랐고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에 있는 그의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프란체스카나'는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2개를 받았다. 세계적인 요리 셰프들에게 한식 재료가 충분히 어필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콩을 이용한 간장(키코만)과 된장(미소)을 먹는 일본은 장류의 세계화에서 한국에 비해 크게 앞서 있다"며 "일본을 벤치마킹하면서 세계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추장의 세계화 가능성은 기대해볼 만하다. 실제로 일본에서 패스트푸드화에 성공해 인기를 끈 비빔밥은 고추장의 캡사이신 성분이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입 소문을 타고 날개돋힌듯 팔리기도 했다. 한식 세계화의 주요 메뉴로 꼽히는 비빔밥, 떡볶이, 불고기 등이 글로벌화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장류의 세계 진출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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