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 환매가 주가 발목 잡는다

증시 강세 속 최근 4거래일 국내 주식펀드 순유출 지속…수급 부담 작용 전문가들, “증시상승 전망 우세…‘원금회복=펀드환매’보다는 길게 보고 투자해야” 기업 실적호조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전일 전고점을 돌파하는 등 강세장이 연출되자 어김없이 펀드 환매가 쏟아지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억누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단순히 원금 회복만을 이유로 펀드 환매에 나서기보다는 추가적인 증시 상승 가능성이 더 높은 만큼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72포인트(0.38%) 하락한 1,751.29포인트로 마감했다. 하루 앞선 지난 14일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며 22.93포인트(1.32%) 상승마감한 데 따른 숨 고르기로 보이지만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이 매물을 쏟아낸 점이 추가 주가 상승을 억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외국인이 4,032억원을 사들이면서 6거래일 연속 ‘사자’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개인도 6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기관은 4,33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의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투신권은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던 12일 560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데 이어 13일과 14일 각각 1,046억원, 1,414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고 15일에는 무려 4,29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같은 투신권의 매도공세는 국내주식형 펀드 환매행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가 1,700포인트선에 바짝 다가선 8일부터 14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 연일 돈이 빠져나간 가운데 이 기간 순유출금액이 모두 6,375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07년 이후 13일까지 1,700~1,800포인트선에서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금액이 펀드 가입금액보다 1,635억원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구간대에서 펀드 환매물량은 대부분 소화가 됐다는 뜻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1,800포인트선 이후 지수대별 펀드 순유입 자금은 ▦1,800~1,900포인트선 9조7,301억원 ▦1,900~2,000포인트선 8조5,925억원 ▦2,000포인트선 이상 6,368억원으로 집계됐다. 1,800포인트선 이후에 무려 19조원 가까운 순유입 자금이 남아 있어 코스피지수가 1,800포인트선을 넘어설 경우 ‘원금 회복’에 성공한 대규모 펀드자금들이 다시 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800포인트선 이하의 환매물량은 대부분 소화됐지만 코스피지수가 그 이상 상승하면 환매 압력이 다시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 매력과 함께 기업이익 모멘텀을 가진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추가 주가 상승이 가능한 만큼 섣부른 펀드 환매보다는 ‘보유’에 무게를 두고 적절한 자산 배분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현재보다 10~15% 정도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장 박스권을 돌파하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 바닥을 높여가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펀드 환매보다는 보유전략이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점차 박스권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며 “급하게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이상 현 지수대에서 굳이 펀드를 환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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