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3위 규모의 한국 경제가 아시아의 경기 하강을 선도하고 있다고 경제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25일 분석했다.
페섹은 이날 블룸버그통신 칼럼을 통해 한국이 1분기 1.2%에 이어 2분기에도 0.8% 성장에 그쳤음을 지적하며, 한국 경제가 그동안 보여준 저력에도 불구하고 경기활성화에 실패함으로써 투자자들이 실망해 주가가 폭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이 불경기에 빠지거나 스태그플레이션에 처할 위험은 크지 않지만 보다 광범위한 아시아 경기 하강의 전면에 있다는 점에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레먼 브라더스 아시아의 홍콩 주재 수석 이코노미스트 롭 서버래먼은 이와 관련, 아시아지역이 "주기적인 경기 하강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으며,한국의 최근 경제지표를 이같은 추세의 증거로 들었다.
아시아 경제는 중국이 10% 이상, 인도가 8.4%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일본 경제도 뚜렷한 호조를 나타내는 등 90년대말 금융위기 때에 비해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고유가와 세계적인 고금리, 미국시장의 수요 침체 등 세가지 난제에 직면한 것으로 그는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엔 치솟는 유가와 금리 인상으로 지난달 소비자신뢰지수가 10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자동차와 백화점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향후 6-12개월내에 아시아의 성장을 계속 억제할 이중 악재라는 것.
그는 한국이 고유가 딜레마에 처한 가운데 금리인상과 부동산값 안정을 위한 세금인상 등의 조치를 잇따라 취했음을 지적한뒤, 이제 난국 타개의 무거운 짐은 권오규 경제부총리 같은 정책결정자들에게 맡겨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시스템 견실화와 외채 축소, 외환보유고 증가, 반부패 노력등으로 크게 달라졌다며, 당면한 경기하강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 암울했던 90년대로부터 얼마나 멀리 벗어났는지, 아닌지를 보여줄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