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iving&Joy] "남성 성형 사치가 아닙니다"

전문의에게 듣는 남성 성형과 피부미용<br>노대통령, 치료+미용 '윈 윈'<br>영업·전문직 종사자 문의 많아…'여성 전용' 편견 버려야 할 때

김수신 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상꺼풀 수술전후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인 김수신 레알성형외과 원장은 지난해 2월 노무현 대통령이 쌍꺼풀 수술을 한 모습을 TV에서 보고 무릎을 쳤다. 성형외과 의사로서 수십년을 살면서 남성 성형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었지만 노 대통령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는 확신을 갖게 됐다. 노대통령의 쌍꺼풀 수술을 놓고 일반의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고, 최근에는 외신에서까지 비슷한 보도가 나왔지만, 김 원장은 이를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생각”이라고 반박한다. 김 원장이 여러 가지 의학적 자료를 검토한 결과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결론적으로 마땅히 해야 할 수술을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케이스다. 김 원장은 노 대통령의 수술 전 사진과 최근 사진을 분석해 ▦시야가 개선되고 ▦이마의 길이가 약 8% 길어졌으며 ▦ 이마의 주름살 깊이가 30~40% 얕아진데다 ▦눈과 눈썹 사이의 거리가 약 5% 짧아졌고 ▦눈썹의 모양이 상당히 수평으로 변해 인상이 좋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쌍꺼풀보다 중요한 얼굴의 밸런스
청와대의 당시 발표대로 노 대통령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인해 윗 눈꺼풀이 처져 내려와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고 속눈썹이 눈을 찔러 충혈 등의 현상이 발생해 수술을 받았다. 누구나 눈꺼풀이 쳐지면 시야 확보를 위해 눈을 치켜 뜨게 된다. 노인들은 눈을 치켜 떠도 시야 확보가 어려워 아예 턱을 들고 사물을 보기도 한다. 김 원장은 노 대통령의 사진을 보여 주며 “스스로 눈을 한 번 치켜 떠보라”고 말했다. 눈을 치켜 뜨고 거울을 보면, 우선 이마에 힘이 들어가 주름살이 생기고 이마의 길이가 짧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또한 눈썹 모양이 긴장 상태의 모습으로 변해 인상이 좋지 않게 된다. 눈꺼풀이 쳐진 사람이 눈을 치켜 뜨는 것은 생물학적 본능으로 인한 습관. 이런 상태로 오랜 시간을 보낼 경우 얼굴이 달라지는 건 당연한 얘기다. 노 대통령 또한 눈꺼풀의 불편을 해소해 눈을 덜 치켜 뜨게 되고, 이로 인해 주름살이 흐려지고 인상이 좋아졌다는 게 김 원장의 분석. 김 원장은 아울러 “노 대통령의 사례를 통해 남성 성형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며 “특히 대통령이 신년사하는 모습을 TV에서 보고 ‘꼭 필요한 수술이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눈을 예쁘게 하기 위해 쌍꺼풀 수술을 한다’는 인식은 완전히 틀린 생각이다. 눈 수술로 인해 얼굴에 균형미와 안정감이 생기고, 이 때문에 얼굴이 편안해 보이고 예뻐보이는 느낌을 준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통계적으로는 쌍꺼풀 수술 후 이마 길이와 눈과 눈썹 사이의 거리가 각각 5%, 20% 씩 줄어들고, 눈의 크기가 20% 커지는 효과가 있다”면서 “쌍꺼풀 자체보다도 비율의 변화로 인해 전혀 새로운 얼굴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석 대로라면 노 대통령은 쌍꺼풀 수술의 수혜자다. 그렇다면 수술 한 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걸까. 김 원장은 “노 대통령은 아직도 눈을 치켜 뜨는 습관이 남아있는데 이 습관을 고치면 지금은 진한 쌍꺼풀이 속 쌍꺼풀처럼 흐려져 얼굴이 훨씬 편안해 보일 것”이라며 “이마에 보톡스 주사를 시술하면 습관을 고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성 미용도 트렌드?
김 원장은 최근 성형, 피부, 모발 관리를 결합한 남성 전용 토탈 클리닉 ‘레알포멘’을 오픈했다. 노 대통령의 사례가 새로운 클리닉을 오픈하는 데 계기가 된 것은 물론이다. 이 곳을 찾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일단 연령층은 30대가 가장 많다. 이 클리닉을 두고 한 일간지는 남성이 자신을 가꾸려는 경향을 반영한다고 보도했지만, 이보다는 외모 때문에 실생활에서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더 주목해 볼 만하다. 이곳에는 인상이 험해 면접에 불이익을 당하는 취업 재수생, 나이 보다 늙어보여 맞선에서 실패한 노총각, 피부가 안좋은 남성들 등의 상담 사례가 많다. 심지어는 험한 인상 탓에 불량배들에게 폭행을 당한 청년이 누나의 손에 이끌려 이곳을 찾기도 했다. 또 겨울철 피부 트러블로 진료를 받으려는 남성도 많다. 대부분 평소 뷰티 클리닉을 가고 싶었지만 여성만으로 가득 찬 병원 대기실을 보고 부끄러운 마음에 발길을 돌렸던 이들이다. 이밖에 늘 깔끔한 외모를 유지해야 하는 수입차 등 고가 영업직 종사자 및 전문직 종사자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 특히 과음이나 골프‘ 스키 등으로 얼굴이 상한 경우에 많이 들른다. ■80세를 준비해라
김 원장은 “젊은이들은 앞으로 80세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의 남성 뷰티에 대한 수요 또한 이런 맥락에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균 연령이 58세에 불과하던 30년 전과 평균 연령 80세가 된 21세기에는 남성도 외모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해야하며, 이런 움직임이 수요로 연결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 원장은 “평균 수명이 60세이던 때와는 삶의 패러다임이 달라졌다”고 단언한다. “삶의 질과 길이가 향상되면서 50대 은퇴자도 그 후의 30~40년의 인생을 새롭게 설계해야 하며 외모 관리 또한 새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설명. 젊었을 때부터 관리해야만 옛날 어른들 처럼 노화가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마지막으로 “외모 관리를 원하는 남성들은 중요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30년 전에 만들어진 50대 퇴직 기준은 평균 수명 80대 시대에 맞지 않는다”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정년을 연장해 사회적 간접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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