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초고층 빌딩/대우·현대건설

◎대우건설/국내외 건설활발 “제2도약기 시동”/상해·말련 등에 70층이상 복합건물 시공/102층 인천송도 대우센터 내년 착공예정대우건설(대표 이일쇄)은 지난 93년부터 초고층빌딩 건설에 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를 토대로 동남아에서 이미 70층 이상짜리 대형빌딩을 시공중이다. 올들어 중국에서도 92층짜리 건물을 짓기로 하고 설계에 들어갔다. 해외 부문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시장조사 단계에 머물러왔던 대우는 올해 초 인천 송도매립지에 1백2층짜리 복합건물을 짓는다는 원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옥이 완공되면 그룹 본사를 송도로 이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초고층빌딩 신축을 계기로 제2의 도약기에 시동을 걸겠다는 포석이다. ▲송도대우센터 = 송도매립지 28만8천평에 대우그룹 본사를 비롯해 무역센터, 컨벤션선터, 공항터미널, 호텔, 레저스포츠시설, 문화시설, 종합연구소를 갖춘 1백2층짜리 복합단지를 짓는다. 내년에 착공, 1조7천억원을 들여 오는 2002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어 2004년까지는 5천억원을 들여 영상 및 유희시설을 갖춘 최첨단 테마파크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테마파크는 우리의 기술력을 감안, 외국사와 공동 추진할 방침이다. 대우는 지난 4월 인천시에 사업제안서를 낸 뒤 7월에 종합계획을 완성했다. 개별 시설설계를 진행중이며 내년 상반기중 인허가를 거쳐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송도 지역은 인천국제공항, 옹진도서권역, 강화권역, 서북부매립지와 연계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이 곳에 복합레저단지가 조성되면 인천 지역에 파급되는 사회·경제적 효과가 클 것임은 물론이다. 인천시와 주민들이 대우의 계획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다른 기업들이 추진하는 초고층 프로젝트와는 달리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해대우센터= 중국 상해 서가회 지역에 5억4천만달러를 들여 지하 3층, 지상 92층짜리 복합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연면적 11만3천여평에 사무실, 상가, 백화점과 5백실 규모의 호텔, 2백70가구의 아파트를 오는 2001년까지 건설한다. 올해 6월 상해 대우센터발전유한공사와 설계 및 시공을 함께 맡는 턴키 방식으로 계약했다. 대우는 상해에서의 개발 및 시공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혔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된 분위기다. ▲플라자 라키얏=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 도심에 4억6천만달러를 들여 지하 6층, 지상 79층짜리 복합건물을 짓는 공사다. 지난 94년 착공, 99년 3월 완공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사무실, 호텔, 아파트, 백화점, 터미널 등이 들어선다. 현재 25층까지 올라가 있다. 대우가 기획단계에서부터 설계·시공·금융조달·감리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주도적 역할을 하는 턴키 공사로 우리 건설업계에 해외건설의 새로운 모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텔레콤사옥= 콸라룸푸르 한복판에 짓는 지하 4층, 지상 77층짜리 말레이시아 국영통신공사 사옥이다. 지난해 1월 착공, 2억4천만달러를 들여 내년말 완공할 예정이다. 첨단 기능을 갖춘 사무실과 헬리포트, 공연장, 레크레이션센터 등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인터뷰/대우건설 초고층빌딩기술팀 이희석 부장/“초고층분야 국내 수준 아직 걸음마 단계 해외건설 노하우 살려 기술력 향상 이끌것” 『초고층 분야에 있어 우리 건설업계는 걸음마 단계입니다. 설계 ·시공 모두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습니다.』 올해 초 구성된 대우건설 초고층빌딩기술팀을 이끌고 있는 이희석 부장은 초고층빌딩에 대한 우리 기술력의 실상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해외에서 쌓은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초고층빌딩 건설기술에 관한 한 대우가 국내 업계중 최고가 되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3년부터 산하 기술연구소에서 연구를 거듭해온 대우는 초고층빌딩 건설을 미래의 전략사업으로 보고 기술 습득에 여념이 없다. 『초고층빌딩 건설의 노하우가 없다보니 시공은 가능한 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미국이 한 층을 건설하는 데 15일, 일본이 17일이 걸리는 반면 우리는 25일 정도가 소요된다는 얘기다. 1백층을 건설한다면 미국 업체보다 1천일 이 더 필요한 셈이다. 이부장은 15일에 한층 정도 마무리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설계 부문은 참으로 취약합니다. 설계는 아직까지 미국 설계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업습니다. 앞으로는 양국의 공동작업을 활성화해 되도록 많은 기술을 넘겨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부장은 이를 위해 대한건축사협회나 건축학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고층빌딩에 대한 이부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 그는 『초고층빌딩 건축이 사업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반드시 우수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기술 수준을 한단계 높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또 국제도시인 서울과 인천국제공항 등에 1백층짜리 건물이 들어선다면 그 상징성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대건설/세계최고층 빌딩 자체설계능력 확보/‘시장개방 대비·전략사업 육성’위해 필수/3억투자 134층 「한강시티타워」 설계안 완성 현대건설(회장 정몽헌)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 시카고 시어즈타워보다 71m나 높은 1백34층 초고층빌딩(5백14m)에 대한 설계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월부터 초고층 설계 전문연구기관인 일리노이공과대학과 공동 프로젝트팀을 구성,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 철도청의 공작청 부지를 대상으로 설계안을 완성했다. 초고층건물의 설계와 시공 기술력 확보, 도시 여건에 적합한 건물 설계를 위해 3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자됐다. 실제 건물을 짓지 않음에도 3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것은 자체 설계능력을 확보해 건설시장 개방에 적극 대응하고 해외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기 위해서라고 현대건설은 밝히고 있다. 「한강시티타워」는 기존 시어즈타워 뿐만 아니라 현재 시공중인 세계 최고층빌딩인 말레이지아 쿠알라품푸의 「페트로나스타워」(88층, 4백50m)보다 높다. 건물 연면적은 12만5천6백59평에 달하며 차량 주차대수 5천대, 예상 거주 인구만도 1만6천여명에 이른다. 초고층빌딩을 시공하기 위해서는 바람과 지진, 설비시설 등에 대해 특별한 시공 관리 시스템과 기법이 필요하다. 1백34층의 빌딩은 20층 규모의 빌딩보다 바람에 대한 저항이 5백배에 이르기 때문에 현대건설과 일리노이공대 연구팀은 철골 프레임튜브와 철근콘크리트 코오월(Core Wall), 벨트 트러스 등 첨단 특수 골조시스템을 설계에 반영시켰다. 공간구조는 상업시설, 사무실, 호텔, 식당과 전망대의 복합용도에 맞게끔 수직 동선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건물 전체에 3개 부분으로 나누어 설치하고 각각에 스카이 로비를 두도록 처리됐다. 설비시설은 사무실과 호텔을 각각 분리하고 사무실 부분에서는 매 30층마다 기계실을 두어 처리했으며 심야전력을 이용한 빙축열시스템을 활용,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현대건설은 설계에 관한 공동 연구와 함께 현업 부서 소속 직원을 파견해 초고층건물 시공법에 대한 연구를 병행, 초고층 건물 분야를 전략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인터뷰/현대건설 기술연구소 장효성 전무/“한강시티타워 연구로 설계·시공 기술력 동시 확보 선진국과 경쟁 가능” 현대건설의 초고층빌딩 연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장효성 전무(55·현대건설 기술연구소 부소장)는 현대건설을 「기술의 현대, 세계의 현대」로 만들려는 일념으로 일하고 있다. 현대건설 기술연구소가 주요 연구과제로 초고층빌딩과 함께 대공간과 지하공간 개발을 잡고 있는 것도 세계속의 현대건설을 세워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장전무는 『도시로의 인구 집중 및 지가 상승, 상징적인 이미지 표출 욕구로 빌딩의 초고층화는 세계적 추세』라면서 『건설시장 개방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현대건설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없음에도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 철도청 부지를 대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설계안을 작성한 것도 건설시장 환경변화에 맞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다른 건설사들이 최고층빌딩 건설을 추진하면서도 자체 설계능력 확보보다는 선진국의 설계 기술을 그대로 들여오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장전무는 『초고층건물에 대해 자체 설계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의 주체가 설계를 담당한 선진 기업들이 될 수 밖에 없어 국내 기업들은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면서 『현대건설은 「한강시티타워」 설계안을 연구하면서 자체 설계와 시공능력을 확보하게 돼 앞으로 초고층건물을 지을 때 종합건설관리자 입장에서 사업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의의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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