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빚이 소득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소득의 고소득층 편중도 더 심해져 자산과 부채의 불균형은 저소득층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 711조6,000억원은 직전 1년간 총처분가능소득(GNDI) 1,117조1,000억원의 약 6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상반기 말의 54%와 비교하면 10%포인트 높다. 총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대출 잔액은 최근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다. 매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총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2004년 55%, 2005년 56%, 2006년 59%, 2007년 60%, 2008년 61%이었다. 특히 소득 증가분이 고소득층에 몰리는 현상이 심해져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부채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처분가능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전국 2인 이상 비농가 가구를 기준으로 2003년 0.277에서 지난해 0.293으로 커져 소득 불평등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로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낮다는 의미다. 자산 대비 부채의 배율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노동패널 조사에 나타난 2008년 기준 부채보유 가구의 소득 분위별 이자부 자산(예금+저축성보험) 대비 이자부 부채(금융회사+비금융회사 부채) 비중은 소득 수준이 낮은 1분위가 6.67배, 2분위가 7.96배였다. 반면 고소득층인 5분위는 이 배율이 3.00배에 불과했다. 게다가 주택이 없는 1ㆍ2분위는 이 배율이 14.45배와 21.61배에 달했다. 소득이 낮으면 대출 금리는 높게 매겨질 가능성이 커 이자까지 계산한 부채 부담은 더 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