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BRICs에 밀리는 한국경제

나라경제 순위는 2년째 뒷걸음질치고, 가계 빚은 사상 최대에 이르렀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규모(GDP 기준)가 세계 12위로 1년 전에 비해 한 계단 밀렸다고 밝혔다. 인도ㆍ러시아ㆍ중국과 함께 신흥경제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 경제가 고속 성장하며 11위로 박차고 올라섰기 때문이다. 2004년에는 인도에 추월 당해 10위에서 11위로 밀려나더니 올해 또 한계단 떨어진 것이다. 14위인 러시아와 15위인 호주가 고속성장을 질주하면서 우리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내년에 12위를 지키기도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나라경제가 활짝 피지 못하니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지난 2ㆍ4분기 가계 빚은 545조여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석달새 무려 17조원 가까이나 늘었다. 빚을 내 집을 사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신용카드를 이용한 외상구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그러나 2분기 가계 빚 증가의 원인이 주택대출과 신용카드 사용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2002년 카드대란 이후 한동안 고개를 숙였던 신용카드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다. 경제 위상의 추락과 가계 빚 증가는 서로 다른 얘기 같이 보이지만 그 뿌리는 결국 하나다.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에 실패해 수익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추월한 인도와 브라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들 나라는 백성이 잘 살 수만 있다면 못하는 일이 없다. 투자확대와 고용창출을 위해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조세감면 등 제도개선에 팔을 걷어붙이는 것은 기본이다. 좌파 지도자였던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실용주의 정책을 채택해 브라질 경제를 고속성장의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성장 없이는 분배도 복지도 어렵다는 게 지난 3년 반의 실험으로 충분히 입증됐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머뭇거린다는 것은 곧 퇴보의 다른 표현이다. 우리도 경쟁국처럼 성장촉진을 위한 제도개선에 진력해야 한다. 기업하려는 의지를 꺾는 각종 제도와 규제도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 경제규모가 커지면 고용과 소득이 자연스레 늘고 가계 빚도 줄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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