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전의혹'과 여러모로 닮은 '행담도의혹'

실세 등장ㆍ비전문 기관 개입ㆍ이상한 계약…수사 난항 예상

'유전의혹'과 여러모로 닮은 '행담도의혹' 실세 등장ㆍ비전문 기관 개입ㆍ이상한 계약…수사 난항 예상 관련기사 • 검찰로 넘어온 '행담도개발' 의혹과 쟁점 • '행담도 의혹' 수사 요청 4인 혐의는 • '행담도' 검찰수사 어떻게 되나 감사원이 한달 넘게 조사한 행담도 의혹은 등장인물과 계약 방식 등 여러 면에서 철도공사의 유전 개발 의혹과 닮은 꼴이어서 향후검찰의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청와대 등 권력 핵심 기관의 인물이 등장하고 개발 사업과 관련이 적은 기관이나 기구가 사업에 적극 개입한 점, 개발업체 특혜 시비 등의 측면에서 두 사업은 거의 복사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등 야권은 행담도 의혹을 `제2의 유전 게이트'라며 권력형비리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사업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추진 배경이라든가 손해 발생 여부 등 중요한 부분은 철도공사의 유전개발 의혹은 서로 달라 검찰 수사 결과를 예측하기란쉽지 않은 형편이다. ▲`문외한'이 주도한 사업 = 그간 감사원 조사 결과와 청와대의 공식 해명을 종합해보면 행담도 의혹과 유전 의혹은 비전문가가 사업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공통점이다. 비전문 기관인 철도공사가 치밀한 사업성 검토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유전 개발을 추진한 것처럼 행담도 의혹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노무현 대통령의지시로 S프로젝트라는 대형 국책 사업을 추진한 게 문제가 됐다. 정 전 수석이 S프로젝트를 맡게 된 것도 전문성을 따지지 않고 호남 인맥이라는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자문 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는 행담도 개발을 추진했던 행담도 개발㈜(HIDC)에 해외채권 발행을 위한 지원 의향서를 써주는 등 적극 관여했다. 정 전 수석과 문정인 동북아위 전 위원장은 행담도 개발을 S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잘못 인식해 정부 관련 부처 등과 긴밀한 협의 등을 거치지 않고위원회 차원에서 도로공사와 민간사업자를 지원했다. 철도공사가 유전개발 경험이나 능력이 의심스러웠던 전대월씨 등과 손잡고 KCO라는 유령 회사를 설립해 민간인인 허문석씨에게만 의존하면서 사업을 추진한 것과흡사한 대목이다. 개인사업가에 불과한 전대월씨나 김재복 사장에게 공공기관이 휘둘린 셈이다. ▲권력 개입, 특혜 논란도 닮은 꼴 = 청와대를 비롯해 권력 기관과 특혜 의혹이제기된 것도 유사하다. 유전 개발에는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의 개입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났고, 이사업에 적극 관여했던 허문석씨는 노 대통령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와 고교 동창관계이다. 이기명씨도 의혹의 중심에 놓였지만 검찰은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행담도 의혹의 정점에는 청와대가 있다. 정찬용 전 인사수석을 비롯한 문정인전 동북아위원장, 정태인 전 동북아위 기조실장 등이 사업에 깊숙이 개입했다. 항간에 대통령의 이름이 직ㆍ간접으로 거론되는 것도 비슷하다. 유전 개발은 대통령의 방러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한 사실이드러났고, 행담도 의혹도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인 S프로젝트의 구도 아래청와대가 직접 민간업자와 자주 접촉을 가졌다. 특혜 논란도 두 사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철도공사는 민간 사업자인 전대월씨에게 사례금으로 1천만 달러(한화 약 120억원)를 주기로 약속했고, 행담도 사업에는 도로공사와 HIDC의 `이상한' 계약이 논란이 됐다. ▲실제 손해 없고 국책 프로젝트 연관 = 이런 유사점은 있지만 행담도 의혹은유전 개발 의혹과 달리 사업 자체를 문제삼아 형사 처벌하기란 어렵지 않겠느냐는예상이 지배적이다. 도로공사가 손해 위험이 높은 계약을 체결한 혐의는 있지만 유전 개발처럼 계약금을 떼이는 등 실제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배임 혐의 적용도 논란이 될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전 개발이 청와대를 의식해 자체적으로 추진한 졸속 사업이었다면, 행담도개발은 S프로젝트라는 국책사업과 관련해 파생된 측면이 강하다. S프로젝트와 행담도 개발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돼있지만, 어쨌든 추진 실무자들은 행담도 개발을 선도사업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닮은 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보면 행담도 의혹 검찰 수사도 유전 개발의혹 수사처럼 권력 개입 의혹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는 쪽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입력시간 : 2005/06/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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