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의 힘 벤처캐피털] 노르웨이 '포시즌'

투명성 바탕 신중투자 명성노르웨이의 IT전문 벤처캐피털사인 포시즌벤처사는 무엇보다 펀드의 투명하고 안정적인 운용 시스템으로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투자기관이다. 오슬로 시내 바이카아트리움 빌딩에 자리잡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85년 설립된 이래 스칸디나비아와 유럽지역내 IT와 소프트웨어, 텔레콤 서비스, B2B나 B2C 분야 등의 고성장 업체들에 대해 투자해오고 있다. 포시즌벤처사는 그 동안 3개의 펀드를 결성, 현재 2개를 운용하고 있다. 설립 첫해 결성한 1억3,000만 크로네(약 221억원)의 제1호 펀드는 10년 동안 운용하면서 4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96년 조성한 3억 크로네(약 510억원) 규모의 제2호 펀드는 매년 15%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제2호 펀드는 원금의 65%를 이미 투자자에게 돌려줬을 만큼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00년 조성한 제3호 펀드는 5억3,000만 크로네(약 901억원) 규모로 텔레콤이나 프로그램 개발, IT업체 등의 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회사는 투자업체에 대해서는 마케팅과 기술개발, 인력 및 해외 네트워크까지 전 분야에 걸쳐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밸류에이션을 실현하고 있다. 포시즌벤처의 군나르 라이드닝 주니어 선임파트너는 "제3호 펀드 조성 이후 대내외 경제환경이 나빠지면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재 25% 가량인 1억4,000만 크로네 규모만 투자가 이뤄진 상태"라며 "나머지 75%는 현금으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현재 경제환경을 고려하면 다행"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유럽이나 미국의 해외 파트너와 공동 투자한 10개사를 포함, 지금까지 50여개사에 투자해온 이 회사는 업체당 투자규모가 최소 200만달러에서 500만달러선에 달한다. 모든 투자업체에 대해서는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등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포시즌벤처사는 펀드운용과 관련, 정부의 '펀드법'에 맞춰 투명한 운용을 하고 있는 것이 또다른 특징이다. 즉 펀드 투자자 가운데 5~6명의 대표를 선출, 펀드 운용실태를 항상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들이 마음에 들지않을 경우 '펀드 투자자 대표'를 언제라도 다시 선출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특히 투자자 개개인과 계약을 체결, 펀드가 결성 당시의 목표에 맞춰 중도변경없이 장기간 운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을 마련해놓고 있다. 군나르 선임파트너는 " 회사의 이런 정책은 경제환경에 너무 민감하게 영향 받지않고 펀드를 장기적이며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조치"라며 "덕분에 대외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않고 소신 있는 투자활동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노르웨이에서도 펀드운용과 관련 투자자와 벤처캐피털사간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가끔씩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펀드는 펀드 투자자 가운데 지분율 기준 10%의 합의만 이뤄지면 운용사에 대한 감사를 요청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전체 투자자 모임을 소집, 참석자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얻으면 실행에 나설 수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펀드 운용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확보토록 해줘 노르웨이 벤처캐피털사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어려운 경제환경 등으로 펀드조성에 어려움이 빚어지자 지난해 3억달러의 기금을 조성, 벤처캐피털사 등에 투자를 해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반 투자자와 똑같은 대우만 받을 뿐 어떤 간섭이나 규제도 없다. 포시즌벤처캐피털사는 투자자금 회수 수단으로 M&A 등에 주력하고 있다. 종전에는 투자기업의 주식시장 등록(IPO)를 통한 비중이 20% 이상에 달했지만 2000년 이후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 올들서만 그중 3분의1 가량이 낮아질 만큼 시장환경이 어렵기 때문이다. 2년 전부터 창업회사가 줄기 시작, 올 하반기 들어서는 거의 전무할 정도인데다 벤처캐피털사 등의 신규투자도 사실상 중단되다시피해 프라이빗 에쿼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도 큰 요인이다. 군나르 선임파트너는 "노르웨이는 주식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지난 2년간 상황도 안 좋아 기업인수ㆍ합병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무려 500개건의 M&A를 검토한 끝에 두 건을 실현시켰다"고 밝혔다. M&A 대상기업으로는 확장기에 있는 회사로 대개 연간 300만달러에서 3,000만달러의 수익을 내는 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군나르 선임파트너는 "노르웨이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산유국이라는 특성에다 투명한 경제운용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현 상황에서 크게 위축되고 있지는 않다"며 "프라이빗 에쿼티 시장도 이제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르웨이의 최대 IT전문 벤처캐피털사인 포시즌벤처캐피털사 입주해있는 오슬로시내 바이카아트리움건물 전경. 군나르 라이드닝 주니어 선임파트너가 회사소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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