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통신업계 거센 '개방 바람'

"폐쇄적 전략으론 더이상 성장 어렵다"<br>SKT, 스마트폰에 무선랜 개방… 콘텐츠도 일반개발자 참여 허용<br>KT, IPTV에 애플 모델 도입… 개방형 시스템으로 차별화 전략



'문을 열어야 살아남는다.' 올들어 통신업계에 개방(오픈)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는 등 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폐쇄적인 전략으로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신업체들은 무선랜 망을 개방하는가 하면 앱스토어용 콘텐츠 개발에 협력업체 외에 일반 개발자도 참여하도록 하는 등 개방을 통한 성장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최근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의 개방을 선언했다. 자신들이 강한 부문의 문을 열 경우 그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쥘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통신업계의 개방 전략은 최고 경영자들이 선두에 나서서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동통신 1위 업체인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을 개방하기로 했다. 가장 개방적인 운영체제(OS)로 평가받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대거 내놓는 한편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무선랜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WiFi)망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우선 올해 선보일 스마트폰 15종 가운데 12~13종을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하기로 했다. 또 음원에 걸었던 '디지털저작권관리(DRM)'를 해제하고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T스토어'의 콘텐츠도 개방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컴퓨터와 휴대전화간 사이드로딩을 자유화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또 T스토어 콘텐츠 개발에 협력업체 외에 일반 개발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T스토어 개방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개발자들이 보다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수익배분 구조도 개방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하성민 SK텔레콤 MNO CIC 사장은 "T스토어를 오픈하면 올해 1만5,000명 수준인 콘텐츠 개발자가 오는 2012년에는 4배 수준인 6만명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힘입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하고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KT는 올해 '개방' 전략의 무게중심을 인터넷TV(IPTV)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19일 "IPTV 서비스에 애플의 앱스토어식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IPTV에 개방형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해 IPTV만의 특화 콘텐츠 및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2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IPTV에 개방형 시스템을 만들면 KT 입장에서는 IPTV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고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이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체들이 '개방'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은 그동안의 폐쇄적인 영업으로는 컨버전스(융합)시대의 통신시장 환경에 적응하고 힘든데다 각 업체가 지향하는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에도 부합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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