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사단' 타깃 되나 김재록 사건계기 환란이후 M&A 로비설 재부상당시 구조조정 주도 前·現 고위인사 좌불안석수사 확대땐 관계 물론 금융계등 파문 커질듯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관련기사 현대차·글로비스 본사 압수수색 환란 이후 ‘구조조정의 화타(華陀)’로 불리며 금융ㆍ기업의 환부 수술을 집도했던 고위인사(관료)들이 좌불안석이다.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건에 이어 인수합병(M&A)의 귀재로 통했던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고문의 구속과 함께 검찰이 청탁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고위인사들에게 본격적으로 칼날을 겨누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환란 직후 2~3년 동안 파워를 형성했던 ‘이헌재 사단’이 중앙에 놓여 있고 대형 M&A 물건을 둘러싼 로비설이 확산되고 있어 관료사회는 물론 금융계 전반에 큰 충격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건이 정작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당시 구조조정을 이끌었던 인물이 지금도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헌재 전 부총리와 그의 도움으로 김씨와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오호수 전 증권업협회장은 물론 기업문제 전담 싱크탱크인 코레이 고위인사들, 시중은행장 부행장급 인사들이 모두 당시 구조조정 업무에 연결돼 있다. 재경부를 비롯한 주요 경제부처의 국장급 이상 고위관료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외환은행 매각건은 그나마 환란 발생의 원인처럼 ‘정책적 판단’이란 점에서 치열한 법리 논쟁이 가능한 사항. 당시 상황에서 최적의 판단을 한 만큼 법적으로도 나름대로는‘할 말’이 있고 논리적 저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 사건은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데 관료들도 동의한다. 수사 과정에서 밝혀졌듯이 김씨는 지난 97년 DJ가 대통령 후보였던 시절 전략기획 특보를 담당하면서 대선캠프에 참여한 후 급부상한 인물이다. 환란 이후 미국 컨설팅 업체인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금융구조조정에 개입했다. IMF 외환위기 직후 정부는 145조여원의 공자금을 투입, 기업 매각작업을 벌였는데 이때 우량기업들이 지나치게 헐값에 팔렸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검찰이 기아차 매각과 관련해 현대차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도 같은 줄기. 30대 대기업 중 대우ㆍ기아ㆍ한보 등 16개 그룹이 무너지고 10개 대기업은 공중분해됐다. 한화ㆍ두산은 대한생명ㆍ한국중공업을 각각 손쉽게 인수해 특혜 의혹이 일기도 했다. 김씨가 몸담은 인베스투스글로벌은 대우상용차 매각 등 M&A, 고합ㆍ쌍용차 등 워크아웃기업 구조조정 자문, 정부부처 경영진단 등에 참여해 컨설팅 용역료를 받기도 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김씨가 외환은행 매각에 관여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두 사건이 상승 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환은행 매각 당시는 김씨가 맹렬하게 활동하던 시점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2003년 매각 당시 마땅한 원매자가 없는 상황에서 발이 넓은 김씨가 정부 측 인사들에게 ‘도움’을 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고위 관료는 “경제계의 ‘윤상림 게이트’로 비화돼 전ㆍ현직 고위관료가 다칠 경우 시장 전반에 상당한 동요가 있을 것같다”고 우려했다. 입력시간 : 2006/03/26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