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가, 애널리스트 몸값 '상한가'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 영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리를 옮긴 애널리스트들은 연봉을 20~40% 정도 올려 받고 있으며 심지어 배 가까이 연봉이 오른 사례도 있다. ◆한번 이직으로 연봉 70% 껑충 = 최근 A증권사에서 B증권사로 직장을 옮긴 이(34)모 애널리스트는 한 번 이직으로 몸값이 70% 정도 올랐다. 그는 "A증권사에 남아도 된다는 생각에 B증권사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으나 의외로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졌다"며 "애널리스트들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귀띔했다. 올해 초 C증권사에서 D증권사로 옮긴 김(37)모 애널리스트도 "이번 이직으로 연봉이 30% 정도 올랐다"며 "요즘 애널리스트들의 몸값 상승 추세를 고려할 때 굳이직장을 옮기지 않았어도 그 정도는 올랐을 거 같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의 몸값 상승세를 보고 있으면 상한가 행진을 벌이는 '대박 종목'을 보는 것 같다"며 "상한가에 매도 주문을 걸어 놓기 기다리면 언젠가 거래가 체결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스타급 애널리스트 연봉 2억~3억원대 = 이에 따라 일부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몸값이 2억~3억원대까지 치솟아 한참 잘 나가던 2000년 수준에 육박하게 됐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몸값은 증시가 호황을 구가하던 1999년과 2000년에 고점을기록한 이후 주식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해 본사 관리직 수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이후 주식시장이 사상 최대 호황기를 맞아 리서치 인력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몸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올 들어 시작된 연봉 재계약 시즌을 맞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영업력을 보강하기 위해 높은 연봉을 지불하더라도 능력 있는 애널리스트 모시기에 적극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조홍래 한국투자증권 전무는 "증권사와 운용사의 애널리스트 수요가 늘어나면서인력 이동이 활발하다"며 "주니어급의 이동이 많은 가운데 일부 시니어급도 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운용사, 애널리스트 모시기 '전쟁' = 증권사들은 고객인 연기금이나자산운용사들이 거래 증권사의 리서치 능력을 평가하기 시작하면서 저마다 리서치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10월 이후 19명의 애널리스트를 새로 영입, 59명의 리서치 인력을 갖추게 됐다. 신영증권도 같은 기간 대우증권 조용준 애널리스트를 리서치센터장으로 영입하는 등 11명을 스카우트, 19명의 애널리스트 진용을 갖췄다. 미래에셋증권도 6명을 영입, 애널리스트가 28명으로 늘었다. 게다가 작년 이후 주식형 펀드로 시중 자금이 몰리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인하우스(In-house) 리서치 인력이나 펀드매너저로 영입하는 사례도늘고 있어 애널리스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 몸값 강세 당분간 지속될 듯 = 애널리스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은 리서치 조직을 강화하고 싶어도 엄두를 못내는 상황이다. 온라인 증권사인 K증권은 최근 리서치센터장을 비롯해 리서치 인력을 충원하려고 했으나 애널리스트 몸값이 치솟은 데다 구하기도 어려워 계획을 유보해야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과거 2~3년 동안 증권사들은 리서치 인력을키우지 않았고, 근무환경이 나빠진 애널리스트들이 증권사를 떠나는 경우도 많았다"며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에 몸값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전반적인 리서치 인력의 몸값이 아직은 2000년에 못미치는상황이어서 애널리스트들의 연봉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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