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모두를 믿어보자/신승교 LG건설 사장(로터리)

얼마전 모일간지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어느 시골 간이역에서 역장이 여행 도중 사정이 생겨 돈이 떨어진 여행객을 위해 매표 창구앞에 약간의 현금을 놓아 두었다고 한다. 주위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져가면 그만인 것을 무엇하러 그런 일을 하냐며 만류 했지만 사람의 의심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한 역장은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처음에는 가져가는 사람이 갚는 사람보다 훨씬 많아 돈을 놓기에 바빴지만 궁지에 몰려서 오도 가도 못했던 여행객들이 하나 둘씩 가져간 돈을 송금해 오기 시작했다.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와 함께 빌려간 돈 보다도 더 많이 송금했다. 비로소 주위 사람들은 『역장의 믿음이 각박한 세상 인심을 조금이나마 해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서로를 믿는 것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것 아니겠냐』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인간관계에 있어서 기본은 바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사람끼리 서로 좋아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도 믿음의 여하에 달린 것이며 특히 조직에 있어 구성원 상호간의 인간관계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인간관계가 빛나기 위해서는 상대를 배려하는 아량과 함께 곤란을 함께 극복하는 상호 인간적인 우애와 진지한 믿음이 공유되어야 한다. 조직이 제대로 기능하고 구성원의 가치가 올바로 정착되기 위한 지름길은 편을 가르고 반목하는 비난이 아니라 믿음에 의한 건전한 비판에서 가능하다. 따뜻한 대응과 맑은 표정은 믿음을 공고히 하는 손쉬운 방법이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진지한 대화나 성실한 설득은 그 요체가 된다. 조직을 이루어 일하는 주체로서의 우리는 서로를 어려워 말고 서로에게 관심을 갖자. 관심은 이해를, 이해는 믿음을 이끈다. 그 믿음이 감정의 올바른 관리에 힘입어 서로를 좋아하고 가깝게 한다. 중국인은 한번 맺은 인연을 변함없이 소중히 간직하는 의미를 「관계」라고 한다. 이를테면 우리 개념의 인간관계인 셈인데 실은 그 이상의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서로간의 「관계」를 맺으며 믿고 도우면서 결속을 통한 효율적인 집단의식 제고로 공동체의 유지 발전에 성공하고 있는 중국인들이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인간관계는 상대방에 대한 깊은 배려와 이해를 필요로 한다. 또 그런 관계속에서 굳건한 믿음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 믿음은 사회를 지탱시켜 주는 원동력으로 작용,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찬 사회를 형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이 나를 알아주기 이전에 남을 먼저 이해하고 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갖자. 그리고 철저하게 믿어보자.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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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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