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감독당국, 은행 충당금 더 쌓아라"

은행 “너무 전격적이다“ 반발…당기순익 감소 불가피

금융감독당국이 30일 은행 여신담당 임원을 긴급소집해 충당금을 더 쌓고 자산건전성 분류를 제대로 하라고 지도했다. 당국은 또 은행들이 여신건전성 분류를 제대로 했는지와 대손충당금을 쌓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내년 1월 대대적인 검사에 착수한다. 당국의 고위관계자는 30일 “이익을 너무 많이 내려고 하지 말 것과 충당금을 더 쌓을 필요가 있다는 것 등을 (은행에) 전달했다”며 “충당금 적립과 여신건전성 분류를 제대로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내년 1월 검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 은행을 대상으로 할지 일부 은행만 할지는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감독당국이 은행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올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별 추가적립 목표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국이 검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추가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대신증권은 KBㆍ우리ㆍ신한ㆍ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와 외환ㆍ기업 등 5개 은행의 올해 연간 순이익이 8조800~8조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54%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은 내년도 경기전망이 아직 불확실한데다 은행권에 추가부실이 생길 것을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 및 여신건전성 분류를 보수적으로 할 것을 은행에 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올해 결산이 어느 정도 끝난 시점에서 당국이 느닷없이 충당금 추가적립안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또 감독당국이 제시한 부실채권(NPL) 비율 목표치 준수와 상충되는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여신건전성 분류를 보수적으로 하게 되면 NPL 비율은 자연스레 올라가게 된다. 당국은 올해 말 은행들의 평균 NPL 비율을 1.7%로 맞출 것을 지도한 바 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연말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하면 지점별 적립액과 순익이 다 조정해야 한다”며 “NPL 목표치와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감독당국은 이에 대해 “무리하게 순익을 내기보다 충당금을 더 쌓고 건전성 분류를 원칙에 맞게 하라고 지도한 것”이라며 “NPL 목표는 목표일 뿐”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