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건설 인수 사전작업" 무게

■ 현대重, 현대상선 지분 취득 배경<br>상선 움직임 제약해 모태기업 확보 의지<br>汎현대가-현대그룹 제2 M&A戰 위기감


"현대건설 인수 사전작업" 무게 ■ 현대重, 현대상선 지분 취득 배경상선 움직임 제약해 모태기업 확보 의지汎현대가-현대그룹 제2 M&A戰 위기감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김상용 기자 kimi@sed.co.kr 관련기사 • "'상선' 경영권 방어" 現重지분 재매입 추진 '현대중공업의 최종 타깃은 현대건설(?)' 현대중공업이 골라LNG 계열의 제버란트레이딩이 보유한 지분을 기습 매입하며 현대상선의 1대주주 자리에 오른 것은 현대그룹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조만간 매물로 나올 현대건설 인수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의사표명을 하고 있는 곳이 현대그룹이지만 현대건설이 '현대가(家)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현대그룹은 물론 현대차ㆍ현대중공업 모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기업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을 지원한다는 명분을 얻는 동시에 직간접적으로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 '관심을 끊으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범현대가 움직임 심상찮다=최근 들어 범현대가 인물들의 접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지분 취득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의원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최근 들어 자주 만났던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결국 이들의 만남에서 현대상선 지분인수 문제와 관련한 활발한 논의가 뒤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현대중공업이 주장하는 '백기사'명분을 감안할 때 현대상선 지분인수가 적극적인 현대그룹 경영권 장악을 목적으로 한 행동으로 읽혀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분인수 결정에 앞서 현대그룹 측과 사전 논의가 없었던 점은 '백기사'라는 명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범현대가와 현대그룹간 2차 인수합병(M&A) 전쟁이 불거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증폭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KCC와 현대그룹간 경영권 분쟁이 여론으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경영권을 노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범현대가 입장에서 현대그룹이 정씨 집안이 아닌 다른 집안으로 넘어가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만큼 현대상선을 비롯한 현대그룹의 경영권 향방은 범현대가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이 최후의 타깃'=이번 현대상선 지분 확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현대그룹보다는 범현대가의 모태기업인 현대건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현대상선 지분인수는 명분도 살리고 실리도 살릴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낸 것"이라며 "현대그룹과 현대건설에 대한 경영권 향방이 현대중공업그룹에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현대그룹 측은 경영권 안정 지분 문제로 항상 노심초사했었다는 점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의 거래관계를 명분으로 백기사의 역할을 하는 것이 모양새를 갖추면서 실익을 챙길 수 있는 구도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더욱이 현대상선 지분 확보를 통해 현대건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실익마저 챙긴 형국이다. 현대그룹의 한 고위관계자 역시"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의 주체는 현대상선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서 현대건설을 인수하지 않고도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의 경영권 안정을 위한 백기사 역할 외에 현대건설 인수의 부가적인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대중공업 측이 현대상선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현대상선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중공업이 반대를 해 현대그룹의 경영전략에 영향을 끼친 후 KCC나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의 최대 캐시카우인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만큼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의 M&A 시도를 원천적으로 막아 KCC나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 의원 등을 포함한 범현대가가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에 대해 미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다시 현정은 회장과 범현대가 사이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 참여 여부가 분기점=현대그룹은 이에 따라 오는 6월로 예정된 3,150억원 규모의 현대상선 유상증자에서 우호지분을 최대한으로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3,150억원의 유상증자는 현대상선 전체 지분으로 환산할 경우 30%에 달하는 가운데 이중 20%가 자사주 물량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사주 물량은 현대상선 지분 전체의 5~6%가량 늘어나게 되고 이를 다시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상선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는지 여부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당초 밝힌 것처럼 진짜 백기사에 그친다면 더 이상 추가적인 지분 확대를 하지 않겠지만 경영권 장악을 목적으로 한다면 추가 지분 확대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입력시간 : 2006/04/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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