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 아시아위기대처 실패 自認

09/14(월) 18:17 국제통화기금(IMF)이 사실상 아시아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데 실패했다고 공식 인정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역할 재정립의 기로에 서 있다. IMF 집행이사회는 13일 발표된 이사회 연례 보고서에서 수혜국의 금융정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초긴축재정과 금융개혁만을 고집한 나머지 실물경기 피폐 등 개혁의 사회적 비용을 고려치 못한것은 IMF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아시아국과 국제경제학에서 IMF처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IMF가 공식적으로 실수를 인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IMF의 이같은 자기비판은 최근 IMF의 어설픈 처방에 따라 세계경제가 악화돼 말레이시아 등 일부 개도국의 자국경제 폐쇄 움직임에 명분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IMF 내외부에서 정체성 위기에 대한 논란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타이를 제외하고 전 아시아위기국의 경제상황 악화속도에 IMF도 놀랐다고 실토했다. IMF는 3개월마다 아시아위기국의 성장률 예측치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으며 아시아의 위기가 악화함으로써 세계경제 성장률도 하향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보고서에서는 특히 IMF가 지난 97년 초부터 징조가 나타난 한국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구제금융 수혜국들의 경제적인 취약성을 과소 평가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밝혔다. IMF는 보고서에서 특정국의 금융시스템이 문제는 길고도 복잡한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것인 만큼 신중하게 금융개혁을 단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는 또 아시아국들의 경제위기는 기본적으로 재정적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데도 불구, 무리한 긴축재정을 강요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동안 아시아 위기의 촉발제로 지목됐던 헤지펀드에 대해서도 당초의 입장과는 달리 아시아의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서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가 지난 11일 러시아 사태의 책임을 지고 미셸 캉드쉬 IMF 총재에게 즉각 사임하라고 촉구하는 등 IMF는 최근들어 부쩍 아시아 각국 정부는 물론 국제금융계와 학계로부터 비판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이병관 기자] <<'남/자/의/향/기'(19일) 무/료/관/람 일간스포츠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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