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세계증시와 한국증시

지난 94년 11월 8일 주가가 1,138.75까지 치솟았을 때의 주식열풍이 재연되고 있는 것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당시의 「묻지마」투자가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는 점에서 지금의 폭발장세는 걱정스런 대목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이번의 주가폭등은 당장의 금리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한은 발표와, 현 장세를 과열이 아닌 실적장세로 규정한 이규성(李揆成)재경부장관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지금의 장세가 실적장세로 전환될 경우 앞으로 상승기조는 2~3개월 정도 지속돼 900선 돌파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시가 거품이 아닌 실적장세라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도 만만치 않아 투자자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증시가 올들어 이처럼 불붙기 시작하게 된 것은 대내적인 요인이 크지만, 대외적인 요인도 못지않게 작용했다. 우선 미국의 증시가 활황을 지속, 뉴욕시장의 다우존스 지수가 「꿈의 지수」라는 1만 포인트를 가볍게 넘어서 며칠전에는 1만1,000도 돌파한 것이다. 일본도 도쿄(東京)증시의 닛케이(日經)지수가 1년2개월만에 1만7,000엔대를 회복하는 등 지구촌 경제가 「푸른 신호등 」일색이다. 우리증시에도 자극제가 된 것만큼은 틀림없다. 세계증시의 동시성, 동조화 현상이 즉각 영향을 미친 탓이다. 따라서 현재 미국 일부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거품경제 붕괴 가능성에 대한 논쟁의 향배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증시에는 9조원대가 넘는 사상 최고의 고객예탁금이 들어와 있다. 여기에 저금리 상태에서 갈 곳없는 뭉치돈이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 이달 들어서는 소위 「개미 군단」이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소도시는 물론 농촌지역에 이르기까지 나라전체가 주식열풍으로 법석대고 있다. 영농자금에서부터 결혼자금, 심지어 하숙비까지 증시로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는 실적장세가 아닐 경우 항상 위험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증시에 영향을 주는 요인 가운데 요즘은 해외부문을 특히 주목해야 한다. 우리경제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까닭도 있지만 세계경제가 동시성, 동조화 현상에 따라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가 마냥 호황을 구가하는 것은 아니다. 잠깐 투자를 멈추고 주위를 한번쯤 둘러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투자구성(포트폴리오)의 재 배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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