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로 심해 유전 개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북극해의 해저 유전 개발은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영국의 카른 에너지가 그린란드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올 여름 그린란드와 캐나다 사이의 해상광구 4곳에서 시추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추 비용은 한 곳당 1억 달러 수준이다.
북극해는 천연자원의 마지막 보고로 평가된다. 하지만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 기술적인 한계 등으로 최근에서야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카른 에너지의 북극해 유전 시추는 BP 원유유출 사고 여파로 북극해 원유 개발에 대한 위험이 부각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 관심을 끈다.
북극해 유전 시추가 이뤄진 것은 그린란드 정부의 재정 확충 욕구와 석유기업들의 개발 의욕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영토지만 외교와 국방, 통화정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자치권을 행사하는 등 사실상 독립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BP사고 이후 미국과 캐나다는 해상시추를 3개월간 금지했지만 그린란드 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컨설팅업체인 우드매킨지는에 따르면 그린란드 해상에만 20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돼 있다. 그린린드 정부는 오는 8월 추가로 해상 광구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13개사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카른 에너지 뿐만 아니라 인근에 해상 광구를 보유한 엑손모빌, 쉐브론 등도 탐사를 준비 중이다.
환경론자들은 북극해 유전 개발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리버풀 대학의 마틴 프레스톤 교수는 "북극해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끔직한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른 에너지는 유출 사고 가능성이 적다고 반박한다. 카른 에너지는 "광구의 깊이가 바닷속 900~1,500피트(약 270~450미터)로 5,000피트(약 1,500미터)에 이르는 BP의 멕시코만 유전보다 얕은데다 뛰어난 시추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의 안전 규칙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