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추석연휴 어떻게 보내나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서울 장지동 경찰병원을 방문해 부상당한 경찰을 위로하고 있다. /이종철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맞은 추석연휴(13~15일)를 부인 김윤옥 여사 등 가족들과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조용히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2일 “이 대통령은 지난 8월31일 경기도 이천의 선영을 찾아 일찌감치 성묘를 했다”면서 “이번 연휴에는 공식일정 없이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지난해와 유력 대선주자 시절이었던 2006년에도 추석연휴에 별다른 일정 없이 가족들과 휴식시간을 가지며 정국구상에 몰두했었다. 올 추석에도 이 대통령 내외는 세 딸 내외와 손자들, 막내아들 이시형씨를 관저로 불러 식사를 함께하며 한가위를 맞을 예정이며 테니스와 등산 등 운동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연내에 예정된 러시아 방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 해외출장 일정에 대한 준비를 병행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한때 이번 연휴 기간 이 대통령이 중소기업이나 민생 현장을 방문해 명절에도 땀 흘려 일하는 서민들을 격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면 일하는 사람이나 청와대 직원들에게 폐만 끼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이를 백지화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석연휴를 국정 대반전의 기회로 삼는다는 구상을 갖고 정국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ㆍ15 경축식이 취임 후 6개월간의 국정 난맥상을 반성하며 새 출발을 선언하는 자리였다면 추석 이후에는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하나하나 이행하며 경제 살리기를 위한 재발진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연휴 기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편향’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불심(佛心) 달래기’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청와대 참모들을 조계사에 보내 추석선물을 전달한 데 이어 추석 때 휴식을 취하면서 친분이 두터웠던 전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저서 ‘고통을 모으러 다니는 나그네’ ‘세계일화’ 등을 읽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추석연휴 전날인 12일 오전 경찰병원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불교계의 정서를 감안해 경찰 관련 시설방문의 연기가 고려됐으나 막판 방문으로 결론이 났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도 이날 서울 강북의 한 재래시장을 찾아 제수용품을 사고 상인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