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강칼럼] 백반증

“남들은 에이즈가 천형이라고 하지만 저는 백반증이 천형입니다.” 30대 중반의 미혼 여성이 찾아와 울먹이며 말을 했다. 20대 중반부터 무릎ㆍ팔꿈치 부위에 백색반점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옷을 벗기 겁날 정도로 반점이 커졌다고 했다. 남들은 능력 있는 총각 만나 사랑을 약속하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데, 그녀는 자신의 병이 겁나 이날까지 남자의 접근을 꺼려 왔다고 눈물을 흘렸다. 멜라닌 색소의 결핍으로 인해 여러 가지 크기와 형태의 백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색소 소실 질환인 백반증은 한번 병이 시작되면 좀처럼 낫지 않고 치료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 피부과 영역에서는 난치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백반을 일으키는 주요인으로는 면역설ㆍ신경체액설 등이 주장되고 보조적으로는 스트레스, 정신적 혹은 신체적 장애, 일광화상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도 연구의 대상이다. 백반은 피부의 어디에나 올 수 있다. 모발의 탈색을 시발로 나타날 수도 있고 입술ㆍ코ㆍ손가락ㆍ발가락ㆍ겨드랑이ㆍ성기 주위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복부에도 발생할 수 있다. 백반의 치료는 광화학적 요법이 획기적인 것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솔라렌 약물을 복용하거나 바른 후 일정시간 자외선을 쬐어주는 시술법으로 환자들의 백반증을 현저하게 개선시켜 왔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3~6개월 정도의 짧은 치료로 정상피부를 되찾기도 하지만 대개 1~2년 이상 반복 치료로 개선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증상이 오래된 환자의 경우에는 획기적인 광화학 요법으로도 완치가 어려워 환자나 의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런데 몇 해 전 더욱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와 희망을 주고 있다. 환자 피부중의 표피를 떼어내 백반이 있는 피부에 이식을 시켜주는 방법으로 특히 안면부의 백반치료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마취나 입원이 필요 없고 외래 치료로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법도 몸 전체에 다 퍼져 있는 백반증에는 적용할 수 없고 주로 안면부에 국한되어 이용하게 된다. 이 때도 자외선 치료 후에 반응이 없을 때 시행할 수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도 있다. 강진수ㆍ아름다운오늘강-한피부과원장ㆍwww.skintoday.co.kr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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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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