梁회장 구속 이후 부산지역 90여개 파이낸스사에 투자자들의 중도상환 요구가 빗발치는 반면 신규 자금유입은 거의 중단돼 자금운용이 어려워진 때문이다.규모가 큰 11개사로 구성된 부산 파이낸스협회는 14일 중도상환을 중단한 데 이어 15일부터는 만기가 돌아온 투자금까지 배당금을 제외한 원금은 지급하지 않기로 해 부산지역 90여개 파이낸스사들이 일제히 만기투자금 지급을 중단했다.
파이낸스사들은 합병을 통해 규모를 늘리기로 하는 한편 회사재산을 투자자들에게 지분등기해주겠다고 나서는 등 동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영업장마다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삼부파이낸스와 청구파이낸스의 경우 영업 완전중단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종금파이낸스는 하루 5억원씩 유입되던 신규자금이 청구파이낸스 영업중단 이후 완전히 끊겼다. 이 회사는 자금난으로 이날 주어야 할 직원들의 봉급을 당분간 지급보류했다.
한라파이낸스도 삼부파이낸스 사태 이후 신규자금 유입이 3,000만원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중도상환 요구가 잇따르자 「추석을 전후해 지급하겠다」는 확인서를 발급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경주에 있는 120억원짜리 백화점을 담보해주겠다」며 중도환매 자제를 설득하고 있다.
고객들의 투자금 규모가 70억원대인 청진파이낸스는 14일까지 만기투자금과 중도상환금으로 30억원 정도를 지불했으나 이날부터는 이를 전면중단했다.
NC파이낸스도 신규자금이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어 직원들은 중도상환을 요구하는 고객을 설득하는 일 외에는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파이낸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대부분의 파이낸스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고객들이 중도상환 요구를 자제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류흥걸기자HKRYU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