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성태 총재의 입을 주목하라"

한국은행장, 거센 외풍에도 콜금리 '소신 인상' <br>당정 동결요구에도 물가 선제대응론 안꺾어<br>"중앙銀 위상 강화" "독불장군식" 평가 엇갈려



"이성태 총재의 입을 주목하라" 한국은행총재, 거센 외풍에도 콜금리 '소신 인상' 당정 동결요구에도 물가 선제대응론 안꺾어"중앙銀 위상 강화" "독불장군식" 평가 엇갈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이성태 총재의 입을 주목하라’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금리를 올렸을 때 시장은 ‘예상을 벗어났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매파’인 이 총재가 꾸준히 인상 시그널을 보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시장의 반응이 의외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총재의 말을 액면 그대로 따른 시장 전문가들은 소수였고, 상당수 전문가들이 총재의 발언을 무시하고 동결 쪽에 베팅해 낭패를 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에 맞서지 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4월3일 취임한 이 총재는 ‘선제적 물가대응’이라는 말을 되풀이해왔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역대 중앙은행 수장의 모습에 대한 아쉬움을 직설적으로 피력했다. “중앙은행이 정책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으나 실기(失期)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때로는 불확실성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 이 총재가 부총재로 있는 동안 가장 아쉬워한 대목도 금리를 제때 올리지 못한 일이라는 것. 그의 발언은 6월8월 금리인상으로 연결됐다. 그는 6월에 금리를 올리고도 추가 인상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꺼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금 금리 수준은 여전히 경기부양적”이라며 하반기 한두 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총재의 발언은 7월 들어 더욱 공격적이고 선명해진다. 그는 7월7일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힌 데 이어 사흘 후 확대 연석회의에서 “물가는 호시절이 끝났다. 연말 물가 상승률이 3%대로 갈 수 있다”며 강한 톤으로 선제적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등이 원색적으로 금리동결을 요구하자 즉각 응수했다. 7월12일 금융경영인 조찬강연에서 “정책에 영향 있는 사람들이 성장에 경도된 경향이 있다”며 ‘선성장론’을 반박한 뒤 “콜금리 결정은 금통위 몫이며 한은에 주어진 수단을 이용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금통위를 하루 앞둔 9일에도 이 총재는 인상 가능성을 슬며시 풍겼다. 이번에도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동결을 주문하는 가운데 거센 외풍이 부는 와중이었다. 그는 한국경제학회 연설에서 “단기 성장률 수치에 지나치게 얽매이기보다 구조전환에 힘써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해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동결을 예상하는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10일. 인상 단행 후 이번에는 통화정책의 획을 긋는 발언을 또 한번 했다. 기자와 별도로 만나서는 “콜금리가 중립금리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추가 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특히 “금리 4.5%는 ‘그럴싸하다’”며 “통화정책의 (긴축) 방향성을 재검토할 상황”이라고 정책의 방향타를 재조정할 의사를 가졌음을 분명히 했다. 그의 발언에 대한 평가는 아직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중앙은행 총재’의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독불장군식’ 통화정책을 구사한다는 평가가 대치하는 것. 하지만 이 총재가 시장을 중앙은행에 ‘복종’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다만 너무 직설적이어서 앨런 그린스펀처럼 시장을 끌어가는 유연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그래서 이 총재도 당분간은 대외발언을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시간 : 2006/08/17 17:0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