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캐피털, 경영권인수 투자 봇물

벤처캐피털이 단순한 지분출자에서 벗어나 부실기업이나 미래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대규모 출자를 하면서 경영권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전쟁과 주식시장 침체로 벤처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벤처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법정관리나 화의기업에 투자하는 기업구조조정업무(CRC)와 부실징후기업에 투자하거나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바이아웃(Buy Out) 업무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벤처캐피털의 일반기업에 대한 경영권 인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MM창업투자는 이달 커뮤니티사이트 업체인 싸이월드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지분 90% 이상을 70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싸이월드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다른 회사들과 인수계약을 추진해 왔지만 결국 IMM창업투자와 최종계약을 맺게 되었다. IMM창업투자는 기술신보가 추진한 프라이머리 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CBO) 발행에 참여한 창투사로 싸이월드의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다. 이와 함께 부실기업과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경영권 장악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KTB네트워크는 전자업체인 이트로닉스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전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태영텔스타가 최근 코스닥에서 퇴출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리한 입장에 서있는 상황이다. KTB네트워크는 지난달 이트로닉스 인수자 선정 과정에서 980억원 가량을 법원에 제시해 1,000억원 이상을 써낸 태영텔스타에 이어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부실기업이었던 이트로닉스가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며 “휴맥스 등 정보통신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KTB네트워크가 이트노닉스를 인수하고 이트로닉스 개별 사업부문을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정보통신 업체들에 분사시켜 주는 방안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창업투자도 누적적자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띠앙의 지분 64%를 5월중 인수해 최대주주로 나서기로 했다. 네띠앙은 자본잠식에 따른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달 임시주총을 열어 대주주는 96.67%, 소액주주는 90%의 대규모 감자를 의결키로 했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벤처캐피털이 CRC와 바이아웃 업무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거나 전문인력을 잇따라 영입하는 등 기업인수를 강화하고 있다”며 “거래소와 코스닥에 공개된 부실기업, 법정관리기업, 화의기업 등이 주로 타깃이 될 것이며 단순한 지분투자보다는 아예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인수해 버리는 경우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