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저성장·저물가시대 돌입"

■ 손성원 LA한미은행장 인터뷰<br>내년 원·달러환율 800원대까지 하락 전망<br>대기업 국내투자 꺼리는건 정책불신 때문


“한국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빠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저성장ㆍ저물가 시대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 내 최고의 경제분석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손성원(사진) LA한미은행장은 13일(현지시간) 맨해튼에서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달러 약세가 가속화하면서 내년 원ㆍ달러 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미국 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일본ㆍ유럽연합(EU)이 한국 제품 수출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만큼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행장은 “대규모 경상적자를 메우기 위해 미국은 매일 30억달러를 외국에서 차입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도 종착역으로 향하고 있는 만큼 달러 가치 하락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어서 원ㆍ달러 환율이 금융시장의 예상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한국 경제는 올해 5% 성장률을 보인 뒤 내년에는 4.0~4.5%까지 성장률이 떨어지겠지만 국제유가 하락과 원화절상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는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으나 실업률이 낮아지면서 소득이 늘어나 내수소비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행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한미 FTA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라며 “다른 경쟁국들이 미국과 FTA를 맺은 상황에서 한국만 FTA 체결 없이 경쟁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부동산대책에 대해 “한국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성공작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세금을 올리는 것 보다 금리인상 등으로 유동성을 줄이고 금리인상으로 타격을 받은 중소기업들에 감세와 금융지원 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 사회 전반에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꺼리는 대신 중국 등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정부 정책을 불신한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에 대해 “제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미국 경제의 85%가 서비스 시장인데 한국은 금융기술이 너무 취약한 만큼 이 분야를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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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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