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정은 회장 "자금조달 걱정마라" 강한 자신감

■ '건설' 인수후 선영 찾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br>"故 정주영·정몽헌 회장 많이 기뻐 하셨을것"<br>"현대건설 핵심 계열사로 키워 제2도약 하겠다"

현정은(앞줄 가운데) 현대그룹 회장이 18일 오전 하종선(〃오른쪽)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을 포함한 임직원들과 함께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에 있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선영을 참배한 뒤 걸어내려오고 있다. /원유헌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18일 금강산 관광 12주년을 맞아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에 위치한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선영에서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짧게 잘라 올려 붙인 머리를 한 현 회장은 이날 수심이 가득했던 여느 때와 달리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머금었지만 이따금 입술을 꽉 물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여유 속 결연함이 묻어 난 것이다. 현 회장뿐만이 아니다. 행사에 참석한 전 계열사 임직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얼굴에는 '앞으로 현 회장을 더욱 잘 보필해 현대그룹의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묻어났다. 오전11시 선영에 도착한 현 회장은 가볍고 당당한 걸음으로 묘소에 올랐다. 현 회장의 묘소 참배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 회장이 정주영ㆍ정몽헌 두 회장에게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한 사실을 전하기라도 하는 듯 묘소 앞에 한동안 서 있었다"게 현대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룹의 오랜 숙원이던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은 물론 현 회장 개인에게도 그만큼 절박한 과제였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가 된 뒤 현 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월 정몽헌 회장의 7주기 추모식에도 선영을 찾았지만 현 회장은 굳은 표정을 한 채 재무구조개선약정 문제,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현대건설 인수 경쟁 방안 등에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심지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직후에도 언론에 노출될 만한 대외활동을 피해왔다. 하지만 이날 현 회장은 작정이라도 한 듯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단호하게 답했다. 참배를 마친 현 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이 첫 삽을 뜨고 정몽헌 회장님의 손때가 묻은 현대건설을 이제야 되찾았다"며 "위에 계신 두 분도 많이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며 그동안의 소회를 털었다. 그만큼 현대건설 인수가 절박했고 이 기쁨을 선대 회장들에게 가장 먼저 전하고 싶었던 심정이 배어났다. 현 회장은 산적한 그룹 현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답변했다. 그는 인수자금 조달 우려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 회장은 또 "오는 2020년까지 현대건설에 20조원을 투자할 것이고 녹색산업 및 차세대 기술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며 현대건설을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확고히 내비쳤다. 현 회장은 또 28개월째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재개할 타이밍이 됐다"며 재개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을 최종 인수하게 되면 현대건설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 및 고 정몽헌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금강산 사업을 진행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 경쟁으로 갈등을 빚어왔던 시숙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도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현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잘 지낼 것"이라면서 "그분(정몽구 회장)을 존경하며 집안의 정통성은 그쪽에 있다"고 말하며 정 회장을 치켜세웠다. 이날 선영에는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등 현대그룹 주요 임직원 100여명이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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