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터 끝내 '빈손'으로 떠나 北美 당분간 해빙 힘들듯

美에 대한 항의 메지지?<br>회동 무산…방한 3일만에 곰즈만 데리고 출국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6년 만에 북한 땅을 밟았지만 끝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지 못한 채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당초 북미관계 개선의 ‘메신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카터 전 대통령이 사실상 ‘빈손’으로 평양을 떠나면서 북미관계에 당분간 대화무드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오전 “카터 전 대통령이 항공편으로 평양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카터가 곰즈의 불법 입국에 대해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담보하면서, 위대한 장군님(김정일 지칭)께서 특사권을 행사해 돌려보내 주실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위원장을 통해 올렸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이 곰즈씨 석방을 요청하는 편지를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통해 전달했다는보도 내용으로 미뤄, 카터는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평양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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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을 ‘빈손’으로 보낸 것을 놓고 이런 저런 해석이 나왔다. 카터 전대통령의 방북이 미국 정부가 강조한 대로 순수한 개인방문의 의미로 ‘격하’됐다는 분석이 있는가하면, 북한측이 미국에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특히 미국 정부가 최근 6자회담 재개 등 북한의 대화 제스처를 외면하고 한미 양국의 동서해 합동군사훈련 대북제재를 주도하자 김 위원장이 이에 대한 항의의 메시지로 카터 전대통령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터 전대통령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자격이 아니라는 점에 김 위원장이 불만을 품은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이 현재 오바마 행정부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로 봤을 때 그를 활용해 국면전환 효과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사실상 카터 전 대통령을 ‘초청’해놓고 급작스럽게 방중길에 오른 것을 보면 김 위원장은 처음부터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과적으로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이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실마리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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